등록 : 2007.04.27 17:43
수정 : 2007.04.2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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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벗어난 호킹 박사 = 루게릭병으로 전신마비 상태인 세계적 이론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가 26일 미국 민간 우주관광회사 '제로 그래비티'의 무중력 체험선을 타고 무중력 상태를 경험하고 있다.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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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여, 내가 왔노라.”
공중에 붕붕 떠다녔다. 40년동안 타야했던 휠체어도 벗어났다. 꿈은 이미 우주로 날아갔다. 스티븐 호킹, 루게릭병으로 전신마비 상태인 세계적 이론물리학자는 첫 무중력 비행을 체험한 뒤, 이렇게 감탄했다. 우주여행을 꿈꾸고 있는 그가 미국 민간 우주관광회사 ‘제로 그래비티’의 무중력 체험선을 타고, 26일 약 4분간 무중력 상태를 경험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전했다.
보잉 727기를 개조한 체험선은 고도 약 9800m 상공으로 치솟은 뒤, 2400m를 포물선을 그리며 하강하는 방식으로 무중력 상태를 만들었다. 미 항공우주국(나사)이 지난 40년동안 우주비행사를 훈련시켜온 방식과 비슷하다. 호킹 박사는 하늘로 치솟을 때는 자리에 앉았다가, 떨어질 때 무중력 상태가 되면 비행전문가들이 그의 몸을 공중으로 띄웠다. 이렇게 각 25초씩 8차례 무중력 곡예비행을 체험했다.
호킹 박사는 무중력 체험 뒤 “무중력 상태는 환상적이었다. 얼마든지 계속할 수 있었다”고 기뻐했다. 호킹 박사의 심장박동과 혈압, 호흡 수준은 모두 “정상적이었고, 완벽했다.” 제로 그래비티 피터 디아먼디스 회장은 “호킹 박사가 공중으로 뜨는 모습이 금메달감이었다”며 “그는 오늘 하늘로 날아가 천국을 만졌다”고 말했다.
이날 체험선은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에 있는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출발해, 대서양 상공에서 2시간동안 곡예비행을 한 뒤 돌아왔다. 만일을 대비해, 호킹 박사는 팔다리를 보호장치로 감쌌다. 의사 등도 의료장비를 갖추고 함께 탑승했다.
그의 이날 무중력 체험은 대기권을 벗어나 우주여행을 하기위한 예비단계다. 그는 2009년 영국 갑부 리차드 브랜슨 경의 도움으로 우주여행을 할 계획이다. 또 우주여행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것도 이날 체험의 한 목적이었다. 그는 “지구에서의 삶은 온난화와 핵전쟁, 유전자 조작 바이러스 등의 재앙으로 절멸할 수 있다”며 “인류는 우주로 나가지 않으면 더이상 희망이 없다”고 말해왔다. 그는 “나의 다음 목표는 우주로 가는 것”이라며 우주여행의 꿈을 키워왔다. 호킹 박사는 22살에 근위축성 측삭경화증으로 전신이 마비됐다. 하지만 그는 블랙홀과 우주의 기원 등에 관한 독보적 석학이며, 영국 캠브리지대 교수로 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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