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닉슨, 점성술사 말 듣고 테러대책 지시” |
뉴스위크 인터넷판 보도
미국의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1972년 뮌헨올림픽 테러사건후 미국내 테러를 예견하는 점성술사의 말을 듣고 헨리 키신저 당시 국가안보보좌관에게 대책을 지시했다는 내용을 담은 백악관 테이프가 발견됐다고 뉴스위크 인터넷판이 23일 보도했다.
당시 닉슨 대통령에게 테러 음모에 대한 브리핑을 한 것으로 알려진 점성술사는케네디 전 대통령의 암살을 정확히 알아맞춰 유명해진 잔느 딕슨. 9.11 테러 진상 조사위에서 활동하는 연구자인 티모시 나프탈리가 미국의 대테러정책 역사를 연구하는 도중 닉슨과 딕슨의 기묘한 관계를 시사하는 백악관의 테이프를 우연히 찾아냈다.
이 테이프를 보면, 당시 닉슨 대통령의 비서인 로즈 메리 우즈가 대통령에게 점성술사 딕슨이 점친 국가안보에 대한 정보를 상세히 전달한 것을 알 수 있다.
1972년 9월 19일 백악관 회의 도중 우즈는 닉슨 당시 대통령에게 딕슨이 전하는놀라운 경고를 전했다.
딕슨은 우즈를 통해 "미국에서 폭탄테러로 유대인이 사망할 것"이라며 유력한 테러 목표물로 캐서린 그레이엄 워싱턴포스트 발행인과 TV 코미디언 앨런 킹을 지목했다.
딕슨은 또 유대인 지도자들이 자신들을 보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통령을 공격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날 오후 닉슨 대통령은 키신저를 보좌하던 알렉산더 헤이그를 불러 워싱턴과 뉴욕에 테러 사건이 발생할 경우 연방수사국(FBI)이 비상대책을 갖고 있는지 확인하라고 지시했다.
이틀 후 닉슨은 다시 키신저를 만나 테러리즘 위협에 대해 논의하고, 당시 이스라엘 대사인 이츠하크 라빈의 납치 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테러대책위원회를 설립할 것을 지시했다.
1972년 9월21일자 백악관 테이프에서 닉슨은 "로즈와 딕슨 두 사람은 테러범들이 누군가 납치하고, 누군가를 죽일 수 있다고 필사적으로 말한다"며 "비행기 공중납치, 인질 납치를 포함해 여기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사태에 대한 비상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키신저를 채근하고 있다.
이 테이프를 토대로 '블라인드 스포트:미국 대테러리즘의 비사'라는 책을 낸 나프탈리는 당시 닉슨 대통령이 처음에는 딕슨의 예언에서 시작된 대정부 테러리즘위원회의 아이디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며칠 동안 키신저를 밀어붙였지만, 곧 이 아이디어는 흐지부지 됐다고 말했다.
닉슨 대통령 뿐만 아니라 점성술광이었던 낸시 레이건 여사도 한때 딕슨의 고객이었으나 딕슨의 신통력이 점점 떨어진다면서 다른 점성술사인 조앤 퀴글리에게 옮겨갔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