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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인도네시아 니아스섬 구눙시톨리에서 이틀 전 규모 8.7의 강진으로 폐허가 된 거리를 세 소년이 아버지를 따라 걸어가고 있다. 근처에서 일어난 지진으로 니아스 섬에서는 1천명 가량이 숨졌다고 지방정부 관계자가 밝혔다. 구눙시톨리/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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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강진 사망 1000여명 확인
니아스섬 집 등 수천채 파괴 단전·단수 지난 28일 밤 리히터 규모 8.7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한 인도네시아 니아스섬 등지의 피해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30일 생존자 구조작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전세계 구호의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재난센터는 사망자 수는 1000여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니아스섬은 지난해 말 지진해일(쓰나미)로 340명이 숨지고 1만여명의 이재민을 낸 바 있다. ◇ 폐허로 변한 니아스섬=하늘에서 내려다 본 인구 3만명 규모의 니아스섬 중심도시 구눙시톨리는 폐허를 방불케 했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수천 채의 집과 가게, 정부건물이 파괴됐고, 거리에는 넘어진 전봇대와 전깃줄이 뒤엉켜 있다. 주민 수천명은 지진해일을 우려해 산꼭대기로 대피했다. 활주로도 파괴돼 29일 오후 늦게서야 가까스로 소형 구조용 비행기가 착륙할 수 있었다. 주검들은 시내에 있는 사원에 안치되고 있으며, 인도양 해변가의 축구장에 부상자들을 위한 대기소가 마련됐고 구호요원들이 치료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진으로 목숨을 잃은 부인 곁에서 밤을 새운 식당 주인 다토트 멘드라(55)는 “아내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며 “아이들에게는 어떻게 말을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핑 관광지인 이 섬에는 전통 가옥재료를 사용하지 않고 콘크리트로 지은 건물이 많아 이 건물들이 무너지면서 많은 피해를 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유엔 관리 마수드 하이더는 니아스섬의 수색·구조팀이 구눙시톨리에 많은 사상자가 있다는 보고를 해왔다며 “정확한 부상자 숫자는 파악되지 않고 있지 않지만 그들이 이미 많은 텐트와 긴급 식량, 의료시설을 요청해왔다”고 밝혔다. 니아스섬 제2의 도시 텔루크 달람도 큰 피해를 입었으나 사상자 수는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 또 니아스섬 북서쪽 시메우루에섬에서도 17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공식 집계됐으나, 현지 관리들은 100여명의 희생자가 났다고 밝혔다. 다른 내륙지역에서는 큰 피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마트라섬 서부지역에서 구호팀을 이끌고 있는 뉴질랜드 의사 데이브 젱킨스는 진앙 근처에 있는 인구 1만여명의 작은 섬 바니악섬이 우려된다고 밝혔으나 피해상황은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
◇ 본격화하는 구조와 구호=가장 피해가 큰 구눙시톨리에 투입된 구조요원들은 촛불과 플래시를 들고 무너진 건물더미에 갇혀있을지 모를 생존자를 찾기 위해 연기가 솟아나고 있는 폐허를 뒤지고 다녔다. 무거운 구조 장비들은 사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살아남은 가족들은 쇠막대와 심지어는 맨손으로 무거운 콘크리트 더미를 파헤쳤다. 부상자 구호작업도 서서히 본격화되면서 헬기가 머리와 가슴에 큰 상처를 입은 17명의 중상자를 수마트라 본섬으로 긴급 후송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니아스 공항이 운항을 재개하는 대로 의료팀과 소형 항공기,헬기 등 구호물자를 이 지역으로 급파하겠다고 밝혔다. 아부리잘 바크리 경제조정 장관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지진 피해 복구 예산을 의회의 승인 없이 필요한 만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지진해일 당시 재해 발생 3일만에야 애도 성명을 발표하고 지원규모도 다른 나라에 못미쳐 인색하다는 비난을 받았던 조지 부시 대통령은 이번에는 지진발생 즉시 지원의사를 밝혔다. 싱가포르는 군 헬기와 의료팀, 구호요원들을 파견했고, 오스트레일리아는 긴급구호 자금 80만달러와 야전병원 제공을 약속했다. 일본은 구호물자와 의료진, 군대 지원을 약속했으며 지난번에 지원키로 한 5억달러 외에 추가 지원 가능성도 제시했다. 중국도 80만달러의 지원을 약속하는 등 전세계의 구호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김학준 기자, 외신종합 kimhj@hani.co.kr
타이 서부해안가 수천명 아이들 여전히 지진해일 후유증 시달려 지난 24일 지진해일이 또 온다는 헛소문에 아나손(8)은 아침 일찍 언덕으로 뛰어 올라가 몇시간째 내려오지 않았다. 지난해 12월26일 지진해일로 집을 잃고 가족과 타이 쿡칵 난민캠프에서 살고 있는 아나손에게 해일이 남긴 상처는 석달이 지나도록 아직 아물지 않았다. 타이 서부 해안가에 살던 수천명의 아이들이 여전히 지진해일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비비시방송>이 30일 보도했다. 구호기관들은 아이들이 안고 있는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동원하고 있다. 난민 캠프 안에는 어린이센터가 설립됐고, 훈련받은 심리학자들이 가족을 잃은 아이들에게 상담치료를 해주고 있다. 지진해일 피해가 가장 큰 마을 가운데 하나인 반남켐 지역 초등학교 교장인 타빗 짓프라산은 “어린 아이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완전히 이해하지 못해서, 나이가 많을수록 일상 생활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지진해일로 이 학교 419명 학생 가운데 27명이 목숨을 잃었다. 살아남은 학생들은 모두 친구나 가족 중 누군가를 잃었다. 짓프라산은 “여러 곳에서 답지하고 있는 훌륭한 원조물자들도 아이들의 슬픔을 없앨 수는 없다”고 말했다. 윤진 기자 mind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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