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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피랍자들 가운데 먼저 풀려난 김경자씨의 어머니 박선녀(가운데)씨 등 피랍자 가족들이 14일 오후 인질 석방 협조를 부탁하러 서울 여의도동 주한 인도네시아대사관을 방문해 제이콥 토빙 대사(맨 왼쪽)와 면담 자리로 가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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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인질 14명 ‘단계적 석방’ 가능성 높아
여러차례 풀어주며 최대한 언론노출 효과 노려
남성 인질은 협상 진전 있기 전 석방 어려울 듯
남은 한국인 피랍자 19명의 석방 협상은 어떻게 진행될까? 탈레반은‘인질-포로 맞교환’을 여전히 고집하고 있고, 한국 정부는 ‘포로 석방은 아프간 정부의 권한’이라며 탈레반의 마음을 돌리려 애쓰고 있다. 지금 생각해볼 수 있는 해법은 어떤 게 있을까?
기본 전제는 탈레반이 그냥 인질들을 놓아주기는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이번 사태는 이미 너무 ‘유명’해졌고, 탈레반으로서도 적지 않은 손해를 입었다. 탈레반의 손해는 주로 명예에 관한 것이다. 탈레반 안에서도 여성을 인질로 잡은 것과 남성 두명을 죽인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는 점을 잊어선 안된다.
또 한가지는 많은 인질을 관리하기가 점점 거추장스러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산악 지대를 옮겨다니며 게릴라전을 벌이는 탈레반들에게 말도 통하지 않는 이들을 날마다 이동시키고, 먹이고 재우기란 만만치 않은 일이다. 지역 주민들 또한 ‘군사적 목표물’이 될 수 있는 인질 돌보기를 반기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탈레반이 여성 인질 14명을 단계적으로 석방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통해 그들은 뒤늦게나마 ‘여성을 존중한다’는 이슬람 정신을 과시할 수 있다. 이들은 ‘여성들이 몸이 아프다’는 이유를 들며 명분을 축적할 것이다. 한번에 석방할 가능성이 낮은 이유는 여러번 석방을 통해 최대한 언론 노출 효과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남성 인질 5명은 협상의 상당한 진전 이전에는 풀려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만약 탈레반이 과거 내놓은 포로 석방 요구자 명단 8명 가운데 일부인 5명이라도 석방된다면, 1대1로 인질을 풀어줄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아프간과 미국 정부가 ‘테러 집단과는 협상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견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탈레반은 ‘한국이 미국의 동맹국이자 아프간 파병국인 만큼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에게 한국의 대미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고, 한국 인질에 대한 미국 내 여론이 형성돼 있지 않다고 납득시키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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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유력 일간지 의 유수프자이는 9·11 테러를 주도한 오사마 빈 라덴을 두 번, 탈레반의 창시자 물라 오마르를 12번 인터뷰한 탈레반의 최고 권위자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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