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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기스, 쿨로프 대선 출마 선언으로 불안정 가속 |
아스카르 아카예프 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의 사임 여부와 이에 따른 새 대통령 선거를 둘러싸고 키르기스 정국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쿠르만벡 바키예프 대통령 직무대행(총리 겸임)과 권력 다툼을 벌이고 있는 펠릭스 쿨로프 전 내무장관이 지난 1일 대선 출마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면서두 지도자간 대결로 정국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현재 양자간 첨예한 대립은 러시아에 있는 아카예프 전 대통령의 키르기스 귀환여부와 지난달 24일 혁명 과정에서 풀려난 쿨로프의 전과를 무효화하는 문제에 집중돼있다.
먼저 바키예프 직무대행은 아카예프 귀국시 소요 발생을 우려하면서 의회 의원들이 모스크바를 방문해 아카예프의 사임 서명을 받아오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쿨로프는 "(망명에도 불구하고) 아카예프는 법적인 대통령으로 남아있으며 오는 6월 26일 대선을 치르려면 그가 직접 키르기스 의회에서 사임 의사를 밝히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맞서고 있다.
그는 "폭도들로부터 대통령 한 명을 보호할 수 없느냐"면서 바키예프가 아카예프 귀환을 막는데에는 현 상황을 유지시켜 정권을 장악하려는 의도가 숨어있음을 시사했다.
아카예프도 1일 "현재 키르기스 내 유일한 합법기관은 의회 뿐이며 의회에서 고별 연설을 한뒤 물러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귀국 조건으로 확실한 신변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쿨로프가 이날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이미 출마 의사를 밝힌 바키예프와의 관계가 한층 냉랭해지고 있다.
하지만 쿨로프가 대선에 나서려면 지난 2000년 당시 민주화운동을 하며 내란죄등의 혐의로 기소됐던 전과를 벗어야만 한다.
쿨로프는 조만간 무죄가 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바키예프 측은 이에 협조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간 코메르산트는 2일 바키예프 측근인 아짐베크 베크나자로프 검찰총장이 오는 4일 쿨로프 사건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겠다고 말했지만 야당 인사들은 바키예프정부가 쿨로프 사건에 대한 재검토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바키예프는 또 1일 키르기스 국영TV 방송에 출연해 "사법부 독립을 고려해 대법원의 판단에 정부가 영향을 미칠 수는 없다"고 밝혔지만 국민들의 이에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코메르산트는 한 야당 인사를 인용해 바키예프의 해당 발언은 아카예프 전 대통령이 쿨로프 사건에 대해 해왔던 말과 똑같다면서 대법원이 5일까지 쿨로프 사건에대한 심의에 나서지 않을 경우 시위가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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