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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 박사가 13일 오전 서울 신라호텔에서 세계박람회기구(BIE) 회원국 장·차관 및 대표, 국내외 주요 인사 등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구온난화와 살아있는 바다와 연안’이라는 주제로 열린 국제심포지엄에서 개막 연설을 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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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세계박람회 유치위 심포지엄
앨빈 토플러 “유치위 선정 주제 세계적 관심”
“우리에게 기후변화는 삶이냐 죽음이냐의 문제입니다.”
무하마드 유누스 방글라데시 그라민은행 총재는 1억5천만 인구의 40%가 해발 1m 이하에 살고 있는 최빈국에서 바라본 지구온난화 문제를 이렇게 규정했다.
2012 여수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가 1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연 국제심포지엄에는 지난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유누스 총재를 비롯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 피터 브릿지워터 전 람사협약 사무총장, 타바우 테이 투발루 부총리 등 저명인사와 세계박람회기구(BIE) 회원국 장·차관 등 해외인사 200여명이 참가했다.
‘지구온난화와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을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2012년 세계박람회 개최지 결정을 70여일 앞두고 여수가 세계박람회 개최지로 적합하고, 박람회 주제가 시의적절함을 알리려 조직됐다.
유누스 총재는 “최근 10주나 계속된 기록적인 홍수를 당하고 기후에 뭔가 잘못됐음을 실감했다”며 “해안가 농민들은 농업용수로 쓰는 지하수에 염분이 스며들면서 삶터를 잃고 정처 없이 떠도는 ‘생태난민’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구 1만1천명인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투발루는 국민 전체가 환경난민이 될 위기에 놓여 있다. 타바우 테이 투발루 부총리 겸 자원·환경장관은 “주민들은 섬 밑에 존재하는 얇은 렌즈모양의 담수에 의존해 팔루카와 코코넛을 재배하는데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바닷물이 침투해 삶의 터전이 사라지고 있다”며 “개도국이든 선진국이든 투발루를 물에 잠기게 하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여달라”고 호소했다.
피터 브릿지워터 전 습지보전을 위한 람사협약 사무총장은 서서히 다가오는 산성화의 위협을 지적했다. 높아진 대기 속 이산화탄소가 바닷물에 녹아 산성화가 지속되고 있지만 우리는 아직 그 실태조차 제대로 모른다는 것이다. 그는 “산성화로 조개나 산호가 껍질을 만들지 못하는 날이 올지 모른다”며 “조개나 왕새우가 없는 세상을 원하는가”라고 물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지난 5월 임명한 기후변화 특사 가운데 한 사람인 앨빈 토플러는 “기후변화 문제는 국제안보의 핵심 의제로 떠올랐다”며 “여수 엑스포유치위원회가 시의적절한 주제로 세계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14일 세계박람회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의사소통기구로 활용하는 방안을 토론한 뒤 15일 여수에서 여수신항부두와 엑스포홍보관 등을 둘러볼 예정이다.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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