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10.12 22:32
수정 : 2007.10.12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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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젠드라 파차우리 유엔 정부간기후변화협의체 의장(맨 왼쪽)이 12일 인도 뉴델리의 사무실에서 노벨평화상 수상 소식을 접하고 환호하고 있다. 뉴델리/AF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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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유엔환경계획(UNEP)과 세계기상기구(WMO)가 함께 출범시킨 유엔 정부간기후변화협의체(IPCC)는 130여개국 관리들과 수천명의 과학자가 참여하는 기구다. 인간 활동이 기후변화에 끼치는 위험을 평가하고 관련 보고서를 내는 게 주임무다. 지구온난화 문제에 관해 가장 중요한 위상을 지녔다고 할 수 있다.
유엔 정부간기후변화협의체는 기후변화협약에 근거해 1990·1995·2001·2007년 네 차례 보고서를 냈다. 방대한 양의 보고서는 기후변화에 대한 당시까지의 연구성과를 집대성하고 평가한다는 점에서 국제적 공신력과 파급력을 인정받고 있다. 노벨위원회는 이 기구가 20여년간의 활동을 통해 “지구온난화와 인간 활동의 관계에 관한 가장 광범위한 정보에 근거한 합의를 도출해냈다”고 평가했다.
정부간기후변화협의체는 지난 2월에 낸 4차 보고서에서는 지구온난화를 ‘확실한’ 현상으로 진단하고 인간 활동이 이를 유발했을 가능성이 90% 이상이라고 못박아, 세계적으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이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들이 지구온난화에 대한 책임을 발뺌하는 상황에서 결정타로 작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보고서는 온난화 추세가 계속된다면 이번 세기에 기온이 섭씨 1.4~6.4도 오르고, 해수면도 18~59㎝ 상승할 것이라는 어두운 예측까지 덧붙였다.
캐롤라 트레버소 사이반테 정부간기후변화협의체 대변인은 12일 수상 소식에 “놀랍다”며 “이 문제(기후변화)의 중요성을 인정받는 것이기 때문에, 앨 고어가 혼자 수상하게 됐더라도 기쁘게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구는 2012년 교토의정서 체제의 만료를 앞두고 새로운 온실가스 감축 체제가 논의될 예정인 가운데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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