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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06 18:13 수정 : 2005.04.06 18:13



15쪽분량 유언장 7일 공개키로
교황 선출 ‘콘클라베’ 18일 시작

새 교황을 뽑는 콘클라베(주교단 비밀회의)가 18일 시작되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유언장을 7일 공개하기로 결정하는 등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장례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는 가운데, 바티칸에 수백만명의 참배객이 몰리면서 비행기 표를 구하는 게 ‘하늘의 별따기’가 되고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주검 일반 공개 이틀째인 5일 현재 바티칸에는 이미 100만명 이상의 참배객이 몰려들었다. 이날도 성 베드로 성당이 오전 4시40분께 문을 열자 미리 기다리고 있던 수천명이 교황의 주검으로 향했다. 교황청 쪽은 장례식인 8일까지는 참배객 수가 애초 예상 인원인 200만명을 훨씬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콘클라베 18일 시작 =교황청은 콘클라베가 오는 18일 시작될 것이라고 6일 밝혔다. 가톨릭 추기경단은 6일 회의를 열어 이렇게 결정했으며 또 7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유언장을 공개하기로 했다. 15쪽에 이르는 유언장은 번역상의 오류를 막기 위해 이탈리아어와 폴란드어로만 공개된다. 이 유언장은 교황이 2년 전에 내정한 추기경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포르투갈 리스본의 대주교인 주제 폴리카르포 추기경은 5일 새 교황은 콘클라베 개시 3일 만에 선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교황 장례식 및 콘클라베 참석차 로마공항에 도착한 뒤 기자들에게 “가톨릭 교회는 이미 잘 정비된 메커니즘을 갖추고 있다”며 “내가 보기에는 교황 선출은 (콘클라베 개시 이후) 3일 만에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폴리카르포 추기경은 자신이 이번 콘클라베에서 차기 교황으로 선출될 것이라는 포르투갈 언론 보도에 대해 “나는 교황을 선출하는 사람”이라며 “나 자신을 교황 후보감으로 상정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고 일축했다.

폴란드에 심장 묻힐 수도 =폴란드 남부 크라쿠프 인근에서 태어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심장이 크라쿠프에 안치될 수도 있다고 크라쿠프 로마 가톨릭 교회 관리가 <시엔엔>에 밝혔다고 이 방송이 5일 보도했다. 이 교회의 야누츠 빌란스키 신부는 교황의 심장이 폴란드로 옮겨질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5일 “그렇다”고 밝혔다.


이렇게 될 경우 폴란드의 영웅과 왕과 시인들이 묻혀 있는 크라쿠프 바벨 대성당이 교황의 심장이 안치될 가장 적합한 장소가 될 것이라고 <시엔엔>은 전망했다.

한편, 추모객들이 몰려들면서 장례식을 전후한 항공료가 덩달아 올라 추모객들을 울리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이 5일 보도했다. 꼭두새벽에 출발하는 브리티시 항공의 왕복표는 평소 99파운드(약 19만원)에서 329파운드(약 62만원)로 올랐다. 일부 추모객들은 표 구하기가 어려워지자 한밤중에 파리와 밀라노를 거쳐서 로마를 갔다오는 20시간 여정의 350파운드짜리 표를 구하기도 하는 실정이다.

미 조문단 카터 제외 논란=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들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조문단을 구성하면서 장례식 참석을 희망한 지미 카터 전 대통령만 빼 논란이 일고 있다.

백악관은 5일 미국 조문단으로 부시 대통령과 부인 로라,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카터 전 대통령의 존 무어 대변인은 카터 전 대통령은 교황 장례식에 참석하고 싶다는 뜻을 백악관에 전했으나, 공식 조문단 인원이 5명으로 제한돼 있으며 다른 사람들도 가고 싶어한다는 통보를 받고 뜻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김학준 기자, 외신종합 kimhj@hani.co.kr


13세기 시작…돈·세속권력 개입도

교황선출 ‘콘클라베’ 역사

새 교황을 선출하게 될 콘클라베(주교단 비밀회의)는 그 역할이 막중한 만큼 안팎으로부터의 압력도 많았다.

‘열쇠를 가지고’란 말 그대로 처음 문을 잠그고 교황을 선출한 것은 1241년이다. 교황청은 당시 12명의 추기경 가운데 2명을 잡아간 독일 황제 프리드리히 2세와 사실상의 전쟁상태에 있었으며, 새로운 교황을 빨리 뽑아야 한다는 열망에 10명의 추기경을 좁고 지저분한 방에 가두었다. 이때 탄생한 교황이 셀레스틴 4세다.

콘클라베는 부정의 온상이 되기도 했다. 1484년 이노센트 8세는 투표 전날 선거인들에게 승진 약속이라는 뇌물을 줬다. 1492년 스페인 보르지아가의 알렉산더 6세는 돈으로 표를 샀다.

세속 권력의 개입도 만만찮아, 수세기 동안 가톨릭 군주들은 교황 후보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가장 최근에는 1903년 프란츠 요셉 오스트리아-헝가리 황제가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때 교황이 된 비오 10세는 왕의 거부권을 철폐했다.

1975년에는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추기경의 나이가 80살 이하로 제한됐다. 1996년 요한 바오로 2세는 투표 횟수가 30회를 넘어갈 경우 과반의 표만 얻으면 되도록 규정을 완화했다.

김학준 기자, 외신종합 kimhj@hani.co.kr


역대 교황 안치…40년대 발굴

성 베드로 성당 지하묘지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8일 안장될 곳은 역대 교황들이 전통적으로 안치돼 온 성 베드로 대성당의 지하묘지다.

이 성당은 초대 교황 성 베드로를 기리는 뜻으로 동굴 묘지 중앙에 있는 성 베드로의 묘지를 중심으로 세워졌으며, 1940년대 발굴을 통해 성당 아래에 역대 교황들의 묘지가 늘어서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성당 돔 아래의 좁은 계단을 통해 들어가는 묘지는 해마다 수백만명의 가톨릭 신자들과 관광객들이 찾고 있어 입구가 늘 붐빈다.

교황청은 5일 ‘땅 속에 묻히고 싶다’는 고인의 뜻에 따라 요한 바오로 2세를 성 베드로 대성당 지하에 안장할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요한 바오로 2세는 요한 23세가 이장하기 전에 묻혀 있던 자리에 안장될 예정이다. 1963년 서거한 요한 23세는 순례자가 늘어나면서 2000년 시복식 뒤 본당으로 이장됐다.

요한 바오로 2세는 바로 전대 교황인 요한 바오로 1세와 베네딕토 15세, 율리오 3세, 인노첸시오 4세, 바오로 6세 등과 이웃하게 된다. 가톨릭계는 성 베드로가 바오로 6세의 묘지 근처에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로마ㆍ바티칸시티/dpa AF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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