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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와 부시 미 대통령이 17일 미 워싱턴 국회의사당 금메달 수여식 중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워싱턴/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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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달라이 라마 미 의회 황금메달 수여식 참석
달라이 라마 "올림픽, 중국을 개방.관용적 나라로 만들길 소망"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17일 중국 정부의 강력한 반발을 무릅쓰고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72)에 대한 미 의회의 황금메달 수여식에 참석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미 의사당에서 열린 수여식에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함께 달라이 라마에게 미국 민간 최고의 영예인 의회 황금메달을 수여했다.
이로써 부시 대통령은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달라이 라마와 함께 공개석상에 등장하는 기록을 남겼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달라이 라마에게 의회 황금메달을 수여하면서 달라이 라마를 "평화와 관용의 세계적 상징, 종교인을 지키는 목자, 티베트인을 위해 불꽃을 지키는 사람"으로 극찬하며 "미국은 종교적으로 핍박받는 사람들을 좌시하거나 눈을 감아버리거나 등을 돌릴 수 없다"고 말했다.
달라이 라마는 영어로 행한 답사에서 이 상은 티베트인들에게 엄청난 기쁨과 격려를 안겨줄 것이라며 부시 대통령이 종교적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표명한 데 대해 감사했다.
달라이 라마는 또 내년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중국이 개방적이고 관용적인 국가가 되기를 소망한다며 베이징올림픽 지지 입장을 밝혔다.
중국 정부는 달라이 라마를 `티베트 분리주의자'로 규정, 추방하고 중국 방문을 불허하는 등 탄압해왔으나 달라이 라마는 그동안 자신은 티베트의 독립이 아니라 진정한 자치를 원한다고 반박해왔다.
앞서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달라이 라마 황금메달 수여식 참석이 미국과 중국의 외교관계를 손상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는 중국측에 종교의 자유가 중국의 국익에 부합되고 달라이 라마와 만나 협상하는 게 그들의 이익에 부합된다고 강조해왔다"며 중국정부가 달라이 라마와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톰 랜토스 미 하원 외교위원장은 이날 수여식에서 중국 정부가 달라이 라마를 초청, 티베트의 장래에 대해 대화를 갖게 될 경우 베이징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중국측에 달라이 라마 중국 방문 허용을 촉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전날 백악관에서 부인 로라 여사와 함께 약 30분간 달라이 라마를 접견했으나 중국측의 반발을 의식한 듯 이를 언론에 공개하지는 않았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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