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11.09 10:14
수정 : 2007.11.09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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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의 비상사태 선포에 반대하는 시위를 7일 물탄에서 벌이다 체포된 시민들이 호송되면서 손가락으로 승리를 뜻하는 ‘V’자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물탄/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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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통화 “총선은 예정대로”
무샤라프 “한달 연기” 맞서
파키스탄 국가비상사태 선포 닷새째인 7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에게 직접 정치적인 압박을 가했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예정보다 한 달 연기된 ‘내년 2월 총선’ 방침을 밝혔으나 야당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무샤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대통령과 육군참모총장이 동시에 될 수는 없다”며 “미국은 (내년 1월) 예정대로 총선을 치르고, 군복은 벗기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전했다. 지난 3일 비상사태 선포 뒤 두 사람의 전화 접촉은 처음이다. 부시 대통령의 직접 전화는 파키스탄 사태에 대한 부시 행정부의 태도가 너무 미온적이라는 국내외 비판을 의식한 조처로 풀이된다.
부시와 통화 뒤 무샤라프는 국가안보회의를 열어, 총선을 예정보다 한 달 연기된 2월 중순에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고 국영 텔레비전이 보도했다. 또 말리크 모하마드 카임 법무장관은 <아에프페>(AFP) 통신에 “비상사태는 한두 달 안에 해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는 “무샤라프가 일주일 안에 육군참모총장 직에서 사퇴해야 한다”며 압박 강도를 높였다.
한편, 비상사태 선포 이후 처음으로 정치인과 노조 지도자 등 네 사람이 국가 반역죄로 기소됐다고 현지 언론들이 8일 보도했다. 이들은 비상사태를 선포한 무샤라프를 비난하는 연설을 하거나 유인물을 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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