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1.15 14:07
수정 : 2008.01.15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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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어 전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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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은 블레어와 부시가 주장한 것처럼 사담 후세인 독재아래 신음하는 이라크 민중에게 자유와 민주주의를 가져다 온 전쟁이 아니라는 것은 이제 거의 알만 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 2003년 영국정부에 의해 발표된 메모에 의하면 부시는 이라크 전쟁을 수행하기 8개월 이전부터 전쟁에 방해물이 되는UN 결의안을 무시하고 이라크를 공격하기로 결심했다. 물론 블레어는 이런 부시를 누구보다 강력하게 지지했다.
이라크는 대량살상무기, 알카에다 관련 테러리즘 지지라는 이유로 공격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대량살상무기도 발견되지 않고, 알카에다와의 관련고리도 없었다. 그 후 사담 후세인이 독재자이므로 정권이 바뀌어야 한다는 이유로 전쟁이 시작되었다. 이 과정에서 이라크 민중들은 피 흘리고, 비인간적으로 고통 받았다. 전쟁에 참여한 수많은 군인들도 명분 없는 전쟁에 죽어가고 있다. 사담이 처형된 후 더 악화된 자살폭탄테러로 이라크는 아직도 피 냄새가 하루도 가실 날 이 없다. 과거 문명의 발상지인 메소포타미아와 바벨탑 등 고대 유적의 보고이며, 부유하고 아름답던 나라가 부시와 블레어가 약속한 민주주의 대신 끊임없이 피를 흘리고 있다.
국제법상 정당한 이유 없는 정권교체는 국가의 주권을 침탈하는 행위이므로 위법이다. 또한 자국에 임박한 위협을 주지 않으면 UN 결의안은 전쟁을 승인할 수 없게 되어있다. 그러나 작정하고 치르기로 한 전쟁에 국제법이니 UN 결의안은 방해물이 될 수 없었다. 이렇듯 대표적 불법 전쟁인 이라크 전쟁을 그렇게 확고하게 지지했던 토니 블레어는 전직 변호사 출신으로10년 동안 3선에 빛나는 영국 최초의 수상이었다. 그런 그가 수상직을 물러난 후 돈을 갈고리로 긁어 모으고 있다. 그는 영국역사상 가장 수치스러운 외교정책 중 하나인 이라크 전쟁개입에 가장 선두에 섰었다. 특히 영국에서는 이라크에서 복무했던 군인들이 영국정부가 부실한 장비를 제공 함으로서 많은 군인들이 죽고 다치고 있다. 또한 그들의 급여와 연금은 약속과 달리 형편이 없었다. 더욱이 전쟁으로 다쳐서 장애인이 되어도 정부는 그들이 장애인용 휠체어를 위한 경사로를 만드는 것에도 인색할 뿐이다.
전쟁과 상관없이 직업군이기 때문에 혹은 돈을 벌기 위해 이라크에 간 이들은 정신적. 신체적 외상과 더불어 경제적 빈곤까지 3중고를 겪고 있다. 하지만 이들을 전쟁으로 몰아넣은 블레어는 이라크 전쟁 재건 사업으로 수백억 달러를 벌고 있는 미국은행 제이 피 모건에 일년간 파트타임 자문이 되었다. 급여는 자그마치 5십만 파운드이다. 제이 피 모건은 재건사업에 열중하고 있는 이라크와 무역을 재개하기 위한 은행이다. 물론 이라크 전쟁 당시부터 전쟁은 미국의 군수산업체와 전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미국 매파 정치인들과 그들의 비즈니스에게 엄청난 돈을 안겨주고 있다. 2003년 블레어는 당시 비 공개되었던 메모에서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가 없다”라고 말했었다. 그러나 공식석상에서는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와 후세인 정권아래 이라크 민중에게 민주주의를 위해서 전쟁은 불가피 하다고 주장했다. 그리하여 기꺼이 ‘부시의 푸들’이 되었고 미국 매파 정치인들과 사업가들에 의해 환심을 샀다. 제이 피 모건에서 한 자리를 받은 것은 놀랄만한 사실이 아니다.
“블레어가 퇴임 후 조용히 검소한 삶을 살 것이라고 예측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라고 모든 언론 매체는 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이렇게 빨리, 영국 외교역사의 최대 비극이며 자신의 10년 집권 중 아킬레스의 건이었던 이라크 전쟁과 관련하여 돈을 버는 직업을 그렇게 덥석 수락할 줄을 몰랐다는 것이 대부분의 의견이다.
블레어는 자서전으로 5백만 파운드, 자서전 관련 강연회로 20만 파운드, 지루한 연설을 해주는 대가로 여러 국가에서 수십 만 파운드를 받는다. 또한 전직 수상예우로 일년에 6만 4천 파운드씩 지급되는 연금에 그의 변호사 부인은 일년에 25만 파운드를 벌어들인다. 이 돈 만으로도 충분히 부자인 불레어는 제이피 모건의 피묻은 돈 50만 파운드까지 덥석 집음으로 영국 역사상 가장 돈을 많이 버는 총리가 되었다. 이제 세계적인 부자 명단에 이름이 올라가 있다.
현재 중동 평화사절단으로 일하며 성공회가 주요 종교인 영국에서 수상직을 그만둔 후 기다렸다는 듯이 카톨릭으로 개종하였다. 물론 이라크 문제보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관련 평화사절단 일을 해오고 있다. 현재 진정한 중동 평화는 팔레스타인 문제와 더불어 이라크에서 전쟁 종식이다. 그러나 중동 평화사절단인 그가 전쟁으로 돈을 버는 미국은행의 자문관이고, 전쟁을 정당화 해서 수많은 피를 흘리게 한 후 왜 그리도 자신이 종교인임을 강조하는 지 이해하기가 어렵다.
최근 EU 의장으로 캠페인까지 벌리고 있는 그의 행보를 보며, 권력이 가는 곳에 돈이 같이 간다는 사실을 그만큼 잘 이해 하는 사람이 있을 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3선 영국총리, 중동평화 사절단, 제이피 모건 자문관, 미래의 EU 의장모두가 그의 물질욕구를 채우기 위한 수단이 라고 생각하면 너무 지나친 것일까? 최악의 시나리오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수십 년 후 중동평화와 EU 의장으로 일한 공로로 노벨 평화상까지 타는 것이다. 베트남 전쟁 등 굴직한 전쟁에서 살육을 지시한 키신저도 노벨상을 탔는데 블레어라고 못 타겠는가? 그의 앞으로의 행보가 참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블레어에게 묻고 싶다. 권력욕과 명예욕은 둘째치고 피 묻은 손으로 그렇게 돈 버는 것이 좋니?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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