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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행진이 지속되면서 중국 석유회사들이 급증하는 석유 슈요를 맞추기 위해 캐나다의 오일샌드(원유를 함유하는 다공성 사암) 자산에 투자하는 등 대체 방안을 찾고 있다. 사진은 12일 중국 동북지방 랴오닝성 판진의 리아오헤 유전 모습. 판진/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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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성 화시마을 화학가스 피해
경찰과 유혈충돌 100여명 사상
톈진 시디터우마을 암 발생 25배
중국곳곳에서 무분별한 산업화로 인한 환경재앙이 폭발하고 있다.
공해배출 기업들이 아무런 규제장치 없이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대기오염이 심해져 암환자 발생이 급증하는가 하면, 이에 항의하는 주민과 경찰의 유혈 충돌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중국환경보호총국의 자료를 보면, 공장이 밀집해 있는 동남부 지역에선 연중 내내 산성비가 내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당국도 중국 전역의 3분의1 지역에서 산성비가 내리고 있다고 인정한다. 그러나 환경오염의 실상은 이보다 더 심각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 저장성 화시마을 환경재앙 항의 폭동=중국 경제개발의 견인차 구실을 해온 중국 동남부의 대표적 공업지역인 저장성 둥양시 화시마을에서는 지난 11일 화학공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유독성 가스를 견디다 못한 주민들이 들고 일어서면서 경찰과의 충돌사태가 벌어져 1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보도했다.
인구 8000명의 이 마을에 ‘환경재앙’이 닥친 건 2001년 시정부가 마을에서 불과 몇 백m 떨어진 곳에 ‘공업단지’를 조성한 뒤 13개의 화학공장을 받아들이고부터다. 이 때부터 이 마을 주민들은 별다른 이유없이 온몸이 아프기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한 해 동안 무려 9명의 사생아나 기형아가 태어났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시정부가 주민들의 호소와 항의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 지역에 공해업체를 더 유치할 계획을 세운 데 격분해 불만이 폭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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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은 주민의 말을 인용해 이날 충돌로 2명의 할머니가 숨지고, 50여명의 경찰이 다쳤다고 전했으나, 둥양시는 사망 사실에 대해 부인했다. 홍콩 <남화조보>는 모두 128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36명은 중상이라고 전했다.
현재 공단 입구에 있는 화시중학교에는 주민들이 부순 14대의 정부 차량이 널브러져 있으며, 주민들은 마을 입구에 70~80대의 차량으로 바리케이드를 친 뒤 차량에 불을 지르겠다고 위협하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폭동 이후 이 마을이 ‘해방구’로 변했다”고 13일 르포 기사에서 전했다.
이날 현장 조사를 벌인 항저우시의 민권단체 회원은 “이번 폭동으로 공단의 공장들이 가동을 중단했음에도 공단에 접근하자 유독가스 냄새가 코를 찔렀으며, 주변의 산에 있는 나무들도 모두 말라죽어 있었다”고 증언했다고 <미국의 소리>가 14일 보도했다.
◇ 톈진시 시디터우 ‘암 마을’ 충격=역시 화학공장들이 밀집해 있는 톈진시 베이천구 시디터우 마을은 ‘암 마을’로 변했다고 <신경보>가 13일 보도했다. 지난달 25일 간암으로 숨진 51살의 한 남자는 올들어 9번째 희생자이다.
중국중앙텔레비전 뉴스채널의 시사프로그램 ‘둥방스쿵’은 인구 1만3000명인 이 마을에서 1999년 이래 폐암, 간암, 장암 등 각종 암 환자가 모두 232명 발생했고, 이 가운데 172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암 발병률이 1만명당 178명으로 전국 평균치의 25배를 웃돈다.
마을 주민들은 이렇게 높은 암 발병률이 인근 화학공단의 굴뚝 매연과 무관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시 당국은 “1999년 이후 암으로 인한 사망자의 수가 61명에 지나지 않으며, 이는 톈진시와 베이천구의 암 사망률보다 낮다”고 주장해 주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중국의 한 환경운동가는 “화시마을과 시디터우의 비극은 빙산의 일각”이라며 “중국 당국이 환경보호 기준을 더욱 엄격하게 하고 서둘러 단속을 강화하지 않으면 더욱 심각한 환경재앙이 닥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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