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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3.03 07:22 수정 : 2008.03.03 11:53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2일 밤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에서 이날의 대선을 기념하는 콘서트중 자신이 직접 뽑은 후계자인 여당 ‘통합러시아‘ 대통령 후보 드미트리 메드베데드 제1부총리와 함께 무대위에 나란히 서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메드베데프는 중간개표결과 압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AP 연합

취임식 5월7일…공산당 등 야당 부정선거 반발

러시아 대통령 선거에서 여당인 통합러시아당 후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42) 제1부총리의 당선이 확정됐다.

이에 따라 올해 42세인 메드베데프는 옛 소련 시절을 포함, 러시아 역사상 가장 젊은 대통령이 된다.

또 오는 5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퇴임식과 함께 물러나고 메드베데프가 취임하면 옛 소련 붕괴 이후 전임자가 임기를 모두 마친 가운데 선거를 통해 정권이 교체되는 첫 사례가 되는 셈이다.

■ 개표결과 = 3일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40분(한국시각) 현재 전체 9만6천여개 투표소 가운데 90% 개표가 완료된 상황에서 메드베데프가 70%의 득표율로 당선이 확정됐다.

공산당의 겐나디 주가노프는 18.1%, 자유민주당의 블라디미르 지리노브스키 9.8%, 민주당의 안드레에 보드다노프는 1.2%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앞서 러시아 국영 TV '채널1'이 여론조사 기관 '브치옴'에 의뢰해 실시한 출구 조사에서는 메드베데프가 69.6%를 득표하고 주가노프 17.2%, 지리노브스키 11.4%, 보그다노프 1.8%의 득표율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러시아 헌법에 따라 1차 투표에서 1위 후보가 과반 득표에 실패할 경우 1, 2위 후보간 2차 투표를 실시하도록 돼 있지만 메드베데프가 압승을 거둠으로써 1차 투표에서 당선자가 결정됐다.

중앙선관위는 공식 개표결과를 7일 발표하며 대통령 취임식은 오는 5월7일 열릴 예정이다.

■ 선거부정 후유증 예상 = 이번 대선에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가 선거 감시 활동 보이콧을 선언하는 등 해외 선거감시단 활동 여부를 두고 러시아와 서방이 신경전을 벌였고 결국 작년 총선 때 400명에 비해 훨씬 적은 230여 명의 해외감시단이 활동했다.

특히 여당 후보에 대한 언론매체의 편파 보도로 공정성 시비를 낳았고 관(官)의 지나친 선거 개입도 오점으로 남게 됐다.

지방에서는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각종 영화티켓은 물론 아파트까지 경품으로 내거는가 하면 일부 공장과 학교, 병원에서는 근로자들을 협박해 투표장으로 강제로 내몰거나 특정 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지케 하면서 유권자들의 반발을 샀다.

주가노프 공산당 후보는 이타르-타스 통신과의 회견에서 "러시아 전역에서 200여건의 선거법 위반 사례가 접수됐다"며 "선거법 위반 사례에 대한 증거를 갖고 있고 우리는 법원에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런가 하면 주가노프 후보와 함께 3번째 대권에 도전한 지리노브스키는 "출구 조사 결과를 결코 인정할 수 없다"면서 "TV토론회가 오전 6시 방영되는 바람에 국민이 나의 선거 공약을 제대로 검토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야권은 이번 선거를 부정선거로 규정하면서 당국의 집회 불허 방침에도 불구하고 3일 모스크바와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등 서방측 국제 선거감시단은 러시아 정부와 갈등을 빚으며 아예 선거감시단 파견을 거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회원국인 상하이협력기구(SCO) 및 독립국가연합(CIS) 소속 감시단은 이번 대선은 합법적이고 공정했으며 국제 기준에 충분히 부합했다고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푸틴 총리' 양두 정치 = 3선 연임을 금지한 헌법에 따라 이번 대선에 출마할 수 없었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작년 12월 메드베데프를 자신의 후계자로 내세웠다.

자신의 후계자로 메드베데프를 지명한 푸틴 대통령은 메드베데프가 당선될 경우 자신은 총리로 남겠다고 밝힌 바 있어 향후 러시아 정계에 색다른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푸틴 플랜'을 계승하겠다고 밝힌 그와 그의 정치적 스승인 푸틴이 '양두(兩頭)정치'라는 기이한 권력 구도 속에 어떻게 서로를 견제하고 권력 균형을 유지하면서 러시아를 이끌 지 관심거리다.

또 러시아가 코소보 독립, 미국의 미사일방어(MD)계획 등으로 서방과 대립하는 상황에서 강경 일변도였던 푸틴 정권과는 어떻게 차별화된 외교 정책을 구사할 것인가에도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메드베데프는 이날 밤 붉은 광장에서 열린 콘서트에 푸틴 대통령과 나란히 참석해 "나라의 안정을 확고히 하고 푸틴 대통령의 정책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해 자신이 푸틴의 정치적 계승자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었다.

그는 이어 푸틴을 총리로 임명한다는 약속에도 불구, 외교정책 등 영역에서 독자적 태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대통령과 총리라는 두 지도자의 권한은 "헌법과 법률에 따른 것으로 누구도 그것을 바꿀 수 없다"며 "헌법에 따르면 외교정책은 대통령에 의해 결정된다"고 잘라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선거는 헌법에 따라 엄격히 치러졌으며 메드베데프에게 축하를 보내며 그의 성공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지난 2004년 대선에서 푸틴 대통령은 71.3%로 당선됐다.

한편 이번 대선 투표율은 67%로 예상돼 지난 대선의 64.3%보다는 다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모스크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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