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3.03 21:12
수정 : 2008.03.03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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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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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대통령 바그다드 방문
“미국이 테러 몰고온 세력”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2일 미국의 점령 하에 있는 이라크를 방문해 “미국이야말로 테러를 몰고온 세력”이라고 맹비난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이날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에서 누리 알말라키 이라크 총리와 회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6년 전 우리 지역에는 테러리스트가 없었다”며 이렇게 주장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그의 반미 발언은 이라크 주둔 미군의 심장부인 ‘그린존’에서 이뤄져 묘한 대비를 이뤘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외부인(미군)이 이 나라와 이 지역에 들어오면서 테러리스트도 함께 도착했다”며 “미국은 다른 사람을 비난하는 방법으로는 문제를 풀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이란 침공으로 발발한 1980~88년 이란-이라크 전쟁 이후 이란 고위급 인사의 첫 이라크 방문이어서 주목을 끌었다. 특히 수니파 아랍국가들은 이라크의 시아파 정권 성립 이후 같은 시아파인 이란과 가까워지는 움직임에 경계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이틀 일정의 이번 방문에서 이라크의 잘랄 탈라바니 대통령, 알말라키 총리 등과 연쇄 회동을 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이번 만남은 매우 긍정적”이라며 “양국 관계의 새 장을 연 방문으로 연대가 더 강화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알말리키 총리도 “아마디네자드의 방문이 양국 간 공동이해를 확대하려는 노력을 반영한 것”이라고 화답했다.
양쪽의 접근을 못마땅하게 여겨온 미국은 그동안 이란이 이라크 시아파 테러리스트에게 훈련과 장비를 제공하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박병수 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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