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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베이징 올림픽 성화 채화 행사가 열린 24일 그리스의 고대 올림피아 유적지에서 ‘국경 없는 기자회’ 소속의 한 프랑스 시위자가 류치 올림픽조직위원장이 연설을 하고 있던 도중 끌려나가고 있다. 이날 채화 행사장에서 세 사람이 중국의 티베트 독립시위대 무력진압에 항의해 올림픽 보이콧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으나, 행사는 차질 없이 마무리됐다. 올림피아/AF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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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소동은 류치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장이 채화에 앞서 연설을 하는 도중 ‘국경 없는 기자회’ 로버트 메너드 사무총장 등 회원 세 사람이 행사장으로 뛰어들면서 벌어졌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한 명은 수갑으로 올림픽의 상징인 오륜을 그린 검은 깃발을 펼치며, “인권을 짓밟는 나라의 올림픽을 거부하라”고 외쳤다. 다른 시위자는 류치 위원장의 마이크를 빼앗으려 시도하고, 자크 로게 올림픽조직위 위원장 등 내빈을 향해 ‘자유!’라고 외쳤다. 이날 행사장 주변에는 무장 경찰 등 수백명이 삼엄한 경호를 했지만 시위대의 행사장 침입을 막지 못했다.
시위가 벌어지자, 채화식을 생중계하던 중국 관영 <중앙텔레비전>(CCTV)은 녹화 화면을 내보내 시위장면이 중계되지 않았다. 방송 진행자도 시위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시위자들이 곧바로 경찰에 끌려나간 뒤 행사는 순조롭게 끝났지만, 주변에서는 산발적인 시위가 이어졌다. 약 10명의 티베트 활동가들은 올림픽 성화를 옮기는 올림피아의 거리에 드러눕기도 했다.
시위를 벌인 국경 없는 기자회는 성명에서 “올림픽 성화가 성스러운 것처럼, 인간의 권리도 성스럽다”며 “평화의 상징인 올림픽 성화를 중국 정부에 넘겨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자크 로게 위원장은 이날 “우리는 정치조직이 아니고, 선수들이 최고의 경기를 치르도록 하는 게 임무”라며, 올림픽 참가 거부 주장을 일축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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