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교황의 큰 과제는 생명윤리 문제 |
세계 11억 가톨릭교도를 이끌어갈 지도자로서 신임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당면한 가장 어렵고 중요한 과제는 생명윤리의 문제이다.
신앙교리성 수장을 지낸 베네딕토 16세는 보수적인 로마 가톨릭교리의 엄격한수호자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교회 내부와 외부에서는 출산 조절 반대, 콘돔 사용 금지, 줄기세포 연구 제한 등 바티칸의 엄격한 생명윤리 정책을 완화하라는 목소리가 거세게 나오고있다.
전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26년 재위기간 중 이런 문제들에 대한 바티칸의보수적인 정책은 에이즈를 퇴치하기 위해 애쓰는 현장 보건요원들뿐만 아니라 생식의학 분야 과학자들과 의사들의 분노를 불러왔다고 분석가들은 말하고 있다.
심한 비판가들은 요한 바오로 2세가 원치 않는 아기의 출산을 격려하고, 불치병치료의 수단인 줄기세포 연구를 방해했으며, 콘돔을 금지함으로써 에이즈의 확산을조장하고, 동성애자를 죄인으로 매도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지난 2003년 10월에는 요한 바오로 2세의 측근인 알폰소 로페스 트루히요 추기경이 "콘돔 재료인 라텍스 고무의 구멍을 통해 에이즈 바이러스가 침투할 수도 있다"고 주장하는 보고서를 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알폰소 추기경은 당시 콘돔 사용자들이 러시안 룰렛게임을 즐기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수백만 개의 누출 위험 콘돔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과학자들은 이런 황당한 주장에 항의했지만, 알폰소 추기경은 물론 바티칸도 이주장을 철회하거나 부인하지 않았다.
이 같은 교황청의 보수노선으로 인해 가톨릭교도 중 다수가 자신이 좋아하고,따를 수 있는 것만 취하고, 마음에 들지 않고 실행할 수 없는 일들은 무시하는 단물만 빨아먹는 신도로 전락하고 있다고 일부에서는 말하고 있다.
물론 많은 가톨릭 신도는 낙태에 반대하고, 줄기세포 연구를 위한 인간배아의사용을 금지하는 교회의 정책에 동조하고 있다.
최근 안락사 논쟁을 빚었던 미국의 식물인간 여성 테리 시아보 사례에서 보듯이안락사에 반대하는 교회의 정책을 도덕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또 줄기세포 연구를 옹호하는 과학자와 의사들조차 복제 인간의 탄생을 위한 인간배아의 복제에 대해서는 바티칸과 똑같이 반대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로마 가톨릭교회의 개혁을 바라는 인사들이 새 교황에게 바라는 교리상의 변화 중 첫번째 희망은 에이즈를 예방하기 위해 콘돔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에이즈 문제가 심각한 아프리카 교회들에서는 결혼한 부부에 한해 파트너가 에이즈에 걸렸을 경우 콘돔을 사용할 수 있다고 밝힘으로써 콘돔 사용과 관련해첫 걸음을 내디뎠다.
영국의학협회의 프랜카 트랜자 대변인은 "에이즈 환자가 급증하는 나라들에서콘돔을 사용치 못하게 한다면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우리는 바티칸의 견해에 반대하는 많은 이슈들을 갖고 있으며, 새 교황이 이런 문제들에 좀 더 진보적인 견해를취하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파리 AFP/연합뉴스)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