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부 "중국에 문의해 사실아니다 답변들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북한 방문 일정에 베이징 외교가의 촉각이 곤두서 있다.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설득을 위해 그가 다음달 초 방북할 것이라는 전망과 더불어, 2·10 성명 이후 북한의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이 이어지고 있어 애초의 상반기 방북 계획을 하반기로 미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의 방북 일정이 다시 주목을 끈 건 20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후 주석의 다음달 2일 방북을 기정사실화 한 기사가 실렸기 때문이다. 이 통신은 대만 관련 소식을 모아 보도하는 ‘대만 채널’에 롄잔 대만 국민당 주석의 26일 대륙 방문 일정을 소개하는 기사에서 “후 주석은 20일 동남아를 방문해 28일 베이징에 돌아오며, 잇따라 5월2일 북한을 방문하므로 후-롄이 만날 날짜는 29, 30일 아니면 5월1일 사흘 가운데 하루로 결정될 것”이라고 해 후 주석의 북한 방문이 기정사실인 것처럼 보도했다. 이 기사는 중국 국무원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 ‘중국대만망’에서 옮겨온 것이며, ‘중국대만망’은 대만 <중국시보>의 18일치 보도 내용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신화통신>은 그러나 20일 오전 곧바로 이 기사를 삭제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중국 외교부에 문의한 결과 사실이 아니라는 답을 들었다고 전했다. 대만 신문을 전재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이런 내용이 들어갔다는 뜻이다. 그러나 중국 국무원 직속 기관인 <신화통신>은 보도 내용 자체가 ‘정부 발표’와 같은 권위를 지니기 때문에 이 ‘전재’가 단순한 실수인가에 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우선 대만 <중국시보>는 ‘북한’이라고 표기했고 ‘중국대만망’은 이를 그대로 옮겼지만, <신화통신>은 이를 전재하면서 ‘조선’이라고 고쳤다. 내부 검토를 거쳐 이 기사를 전재했다는 뜻이다. 만약 중국 내부에서 5월2일 후 주석이 방북하기로 일정이 확정됐다면 <신화통신>이 이를 모를 리 없고, 이 때문에 5월2일 방북을 ‘기정사실’로 다룬 기사를 무의식 중에 여과 없이 전재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또 이미 미국에서 북핵 문제를 유엔 안보리에 부치겠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고 6월이면 6자회담 공전된 지 1년이 된다는 점에서 지금이 후 주석 방북의 최고 적기라는 지적도 5월2일 방북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설득하지 못할 경우 중국의 외교 역량이 되레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점에서 후 주석이 방북 일정을 하반기로 연기했다는 관측도 있다.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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