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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21 09:15 수정 : 2005.04.21 09:15

에콰도르 의회가 반정부 시위사태가 계속된 20일 독단적 국정운영으로 비난을 받아온 루시오 구티에레스 대통령을 축출하기로 의결하고 부통령이 승계토록 결정한 가운데 20일 수도 키토의 정부궁 앞에서 시위자들이 경찰차 위에 올라가고 있다.(AP=연합뉴스)

에콰도르 의회는 반정부 시위사태가 계속된 20일(현지시간) 독단적 국정운영으로 비난받아온 루시오 구티에레스 대통령을축출하기로 의결했으며 곧바로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토록 결정했다.

특히 헬기편으로 키토 국제공항으로 이동한 구티에레스는 부인과 두 딸이 체류중인 인근국 파나마로 출국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시위대가 출국을 막았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또한 구티에레스는 자신이 공항으로 이동하는 데 이용한 같은 헬기편으로 공항인근 군 기지로 끌려가 현재 억류 상태에 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검찰당국은 대통령직 사임을 요구한 시위대를 강제 진압토록 군과 경찰에 명령,유혈사태를 촉발시킨 혐의로 구티에레스 체포를 지시했다.

앞서 이날 의회 임시회 본회의에 출석한 의원 62명은 구티에레스 대통령 지지자들과 반대자들 간 유혈 충돌 사태를 방지하고 정국안정을 기하기 위해 구티에레스대통령을 대통령직에서 강제 축출하기로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구티에레스 축출 의결 이후 헌법에 따라 곧바로 대통령직을 승계한 알프레도 팔라시오 부통령은 대통령 취임 연설에서 "오늘 이제 (구티에레스의) 방자함과 (시민의) 우려는 끝났다"며 정국 안정을 호소했다.

2002년 말 구티에레스와 함께 부통령으로 당선된 올해 65세의 심장병 학자 출신팔라시오 신임 대통령은 좌파 이념의 빈민층 우호 정책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티에레스 강제 축출은 장기간 소요되는 의회의 대통령 탄핵 절차가 이용 되지않았으며, 대신 `대통령직 자진 포기'를 위해 의회가 직무태만 혐의로 대통령을 파면할 수 있다는 헌법 조항을 통해 이뤄졌다고 의회 관계자들이 설명했다.


이번 구티에레스 축출 과정은 지난 97년 `정신적 무능력'을 사유로 의회 표결을통해 대통령직에서 축출된 압달라 부카람 전(前) 대통령의 사례와 유사하다는 분석이다.

이날 반정부 시위대는 의사당 건물로 난입, 창문과 의자 등 의사당 내 기물을부수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특히 총기, 흉기로 무장한 구티에레스 지지자 수천 명이 버스를 타고 의사당 건물로 진입하면서 구티에레스 반대자-지지자들간 유혈충돌 가능성 등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감돌았다.

이미 전날 밤부터 이어진 시위 과정에서 2명이 사망했으며 수도 키토 곳곳에서폭동 사태가 목격되고 있다고 현지 적십자 및 의료 관계자들이 전했다.

전통적으로 막후조정자 역할을 해온 군부는 구티에레스를 버린 것으로 파악된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빅토르 우고 로세로 합참의장은 "우리는 공공안전을지키기 위해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크리스티 케니 에콰도르 주재 미국 대사는 이날 대통령궁에서 구티에레스를 만났다.

이후 미국 대사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현 에콰도르 사태에 우려를 표명하면서 "모든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고 에콰도르 시민들이 평화롭게 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구티에레스는 지난 13일 이후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면서 키토에 비상사태를 선포 했으나 시위 사태가 계속되자 비상사태 선포 하루 만인 지난 16일 비상사태를 스스로 해제했다.

이번 사태의 핵심인 대법원 파문은 지난 해 11월 야권에 동조하는 당시 대법관들이 구티에레스 대통령을 부패 혐의로 탄핵하려다 실패한 뒤 불거져 나왔다.

바로 다음달인 지난해 12월 구티에레스 대통령은 재적 100석인 의회에서 자신에동조하는 의원 52명을 모아 대법관 31명 중 27명을 면직하는 의안을 가결토록 했다.

헌법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의회의 투표가 위헌이라는 의견을 냈으며 상당수 야권지방자치단체장 등은 대통령의 하야를 강력 요구했다.

경제실정 등으로 강제 축출된전직 대통령 2명이 대법관 해임 사태 이후 사법처리를 면한 점도 구티에레스를 포함한 세 대통령간 정치 야합 거래설로 발전했다.

육군 대령 출신으로 올해 48세인 구티에레스 대통령은 원주민 단체, 좌파 정당의 전폭적인 지지로 당선됐다.

하지만 2003년 1월에 취임한 그는 기대와 달리 친미정 책, 초긴축 경제정책 등으로 급선회하면서 상당한 반발을 샀고 측근 비리사건이불거져 미국으로부터도 외면받았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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