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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22 19:25 수정 : 2005.04.22 19:25

존 볼턴(56) 유엔대사 내정자의 상원 인준을 둘러싼 미국내 논란이 계속 타오르고 있다. 공화·민주당 뿐 아니라 미국내 보수·진보세력이 볼턴 인준을 놓고 건곤일척의 싸움을 펼치는 형국이다.

21일(현지시각)엔 조지 부시 대통령이 직접 나서 볼턴을 지원사격했다. 부시는 “볼턴의 탁월한 경력과 국가에 대한 봉사는 그가 유엔대사에 적합한 사람임을 보여준다”며 상원의 조속한 인준을 촉구했다. 백악관은 마음이 흔들리는 외교위 소속 공화당 의원 3명을 끈질기게 설득중이다.

그러나 이날도 볼턴의 과거 업무스타일과 인간적 처신을 비판하는 언론보도가 잇따랐다. <유에스에이투데이>는 “볼턴이 민간변호사 시절이던 1994년, 자신의 고객회사를 비판하는 편지를 쓴 여성사업가에게 파일폴더를 던지고 동성애자라고 비방했다”고 폭로했다.

토마스 허바드 전 주한 미국대사는 <에이피통신> 인터뷰에서 “볼턴이 2003년 방한 때 나에게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가 성사되지 못하자 화를 내며 전화를 탁 끊어버렸다”고 말했다. 볼턴은 국무부 차관 시절 자신과 정보판단이 다른 말단 정보분석관의 해고를 요구해, 전직 국무부 관리로부터 “윗사람에게 아부하고 아랫사람엔 가혹한 인물”이란 맹비난을 받은 바 있다.

볼턴 인준이 갑자기 최대 정치쟁점으로 떠오른 데엔 이것이 부시의 의회 통제력과 직접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 외교위에서 볼턴 인준안이 통과되지 못할 경우, 부시 집권 2기의 최대과제인 사회보장제도 개혁안 역시 의회의 벽에 부닥칠 가능성이 높다. 일부에선 의회가 백악관 통제를 벗어나며 부시의 레임덕이 빨리 올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볼턴 개인에 대한 평가가 극과 극을 달리는 점도 논란을 확산시키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볼턴과 함께 일한 국무부 관리들은 대부분 “볼턴은 정치적 광신도와 비슷하다. 인간적으로 함께 일하기 싫은 사람”이란 극히 부정적 평을 내놓고 있다. 북핵 대사를 지낸 로버트 갈루치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상대방이 뚱뚱하다고 해서 ‘당신 뚱뚱하군요’라고 말하는 게 솔직한 건가. 그래서 어떻게 대화를 이끌어갈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공화당내 강경파와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은 “솔직하게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게 뭐가 문제냐”고 옹호한다. 볼턴은 국무부 국제기구 차관보 시절에 팔레스타인의 유엔기구 가입을 막았다. 또 국무부 군비통제 차관을 지내면서, 국제형사재판소가 미국인 범죄를 다루는 걸 가장 앞장서서 반대했다. 네오콘 원로인 진 커크패트릭 전 유엔대사은 볼턴을 두고 “그가 미국정부를 위해 외교업무를 수행할 수는 있지만 외교관은 아니다”라고 평했다.


볼턴의 이런 점이 부시의 마음을 사로잡았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그러나 이젠 그것이 볼턴의 발목을 잡으며 상원 인준을 극히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부시 대통령 = "볼턴의 탁월한 경력과 국가에 대한 봉사는 그가 유엔대사에 적합한 사람임을 보여준다. "

네오콘 = "솔직하게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게 뭐가 문제냐"

허바드 전 주한대사 = "2003년 방한 때 노대통령 면담 성사되지 못하자 화를 내며 전화를 탁 끊어"

전직 국무부 관리들 = "윗사람들에게 아부하고 아랫사람엔 가혹한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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