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4.25 09:26
수정 : 2005.04.25 09:26
중국이 위안(元)화 평가절상에 대한 미국의 전방위 압력에 고심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인민은행장과 국무원 외환관리국 부책임자가 지난 주말 잇따라 위안 환율변동폭확대가 가속될 수 있다고 발언했다. 물론 `우리가 결정한다'는 원칙적인 단서가 빠지지 않았으나 언급의 `솔직함'이 전과는 다르다고 다우존스가 24일 분석했다. 중국의 이런 모습은 외환시장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쳐 위안선물과 엔화가 특히 급등하는 파급 효과를 냈다.
이와 관련해 파이낸셜 타임스는 지난 22일자에서 미국의 대중 환율압력이 지난2년여의 `조용한 외교'에서 행정부와 의회, 그리고 재계가 합심한 전방위 공격으로급선회했다면서 중국이 마냥 `만만디'로 대응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이런 움직임은 지난 주말 이틀간 하이난성 보아오에서 열린보아오 포럼에서 확연히 나타났다.
중국 외환관리 실무를 총괄하는 국가외환관리국의 웨이 벤후아 부국장은 "위안환율 개혁을 긍정적으로, 그러나 신중하게 가속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이환율 손질의 "아마도 적절한 시기일 것"이라면서 그러나 "먼저 주변국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웨이는 또 "무역 흑자 혹은 적자를 고려하기보다는 (중국의) 내부적 변수들을 우선적으로 감안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대미 무역흑자 시정과 연계한 환율압력에 개의치 않겠다는 점을 다시 한번 분명히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단계적으로 (환)개혁이 이뤄질 것"이라고 그간의 기본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내일 당장 위안이 10% 절상될 것으로 기대하면 오산"이라고 강조했다. 웨이는 "(환개선) 시기를 (우리가) 잘 선택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포럼에 참석한 저우샤오촨 인민은행장도 유사한 입장을 밝혔다. 저우 행장은 "(환율 개선과 관련해) 매우 분명한 목표가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의 이치가 있다"고 못박았다. 그는 그러나 "일부 준비를 했다"면서 "예를 들면 (중국)외환시장의 역할을 확대하기 위한 금융시장 개혁이 그것"이라고 말해 환제도 개선에 신경쓰고 있음을 강조했다.
저우는 23일자 로이터 회견에서 "미국 스스로 무역적자를 풀어가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면서 이것이 위안 환율과 연계된 사안임을 상기시켰다. 또 중국이 특히 대형 시중은행의 체질을 강화시킨 후 두번째로 외환시장에 대한 "과다한 통제를 어느정도 늦추며" 이어 외환시장을 더 육성하는 목표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환제도 개선을 위한 기술적 준비가 돼있다"면서 그러나 "우리식 논리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저우는 위안 환제도 개선을 가로막는 "심각한 정치적 장애는 없다는 판단"이라면서 그러나 "준비가 됐는지 여부에 관해서는 여전히 이견이 있다"고 시인했다.
다우존스는 웨이의 발언이 이례적으로 솔직한 것이라면서 이는 위안 절상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력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중국이 내부적으로 고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재정.행정담당 켐펭 폴세나 부행장은 블룸버그에 "중국이 전격적으로 환제도를 바꿀 경우 아시아는 물론 전세계 경제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중국이 이런 점을 감안해 현명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미국의 대중 환율압력이 전례없이 강해지고 있는 점과 관련해 외환시장에서 위안 변동환율폭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면서 위안선물과 엔화가 급등했음을 지적했다.
블룸버그도 전세계 주요 환시장 관계자 70명을 대상으로 지난 22일 조사한 결과미국의 대중 환율압력으로 인해 엔화가 3주째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본 비율이60%에 달했다고 25일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위안이 절상될 경우 이것이 아시아의 다른 주요 통화들에 대한 '도미노 절상효과'를 낼 것으로 시장이 기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중국이 지난 1.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9.5% 증가함에 따라인플레 진정이라는 내부적 변수에 의해서도 위안 변동환율폭을 확대할 필요성이 높아졌다면서 이처럼 내외적 환율 압력이 가중되는 상황을 어떻게 대처할지가 주목된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