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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25 10:15 수정 : 2005.04.25 10:15

'올리브의 영광'이 일곱 언덕의 도성에 비로소 임하니, 이는 선지자가 하신 말씀을 이루기 위함이라? 새로운 교황을 암시한 중세 예언서가 적중했다는 말들이 호사가들을 통해 인터넷에 확산되고 있다. 이른바 '말라키아 예언서'가 화제의 대상. 일부 가톨릭 관련 사이트에서 처음 나돌던 말라키아 예언서는 새 교황의 선출을 전후해서는 구미 언론 사이트에도 관심있게 보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책은 12세기의 실존인물의 아일랜드의 말라키아 대주교가 1139년 로마를 여행하던 도중 계시를 받아 작성, 기록하고 당시 교황 이노첸트 2세에게 바쳤으나 교황청 서고에서 오랫동안 빛을 보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 문제의 예언서는 1595년에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에서 아놀드 드 비용이라는 베네딕토 수도회의 수사가 저술한 책에 '역대 교황들에 대한 예언'이라는 이름으로 수록되면서 비로소 서서히 세인들의 주목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말라키아 예언서는 이노첸트 2세 이후 112명의 교황을 두세개의 모호한 상징적라틴어구로 설명하고 있다.

예언서는 112번째 교황을 '로마인 베드로'라고 설명하고는 더이상 교황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 마지막 교황에 대한 언급은 세상의 종말을 그린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처럼 묵시록적 비장함을 한껏 풍기고 있다.

그에 대해서는 "로마 교회에 대한 마지막 박해 중에 로마인 베드로가 교회들 다스리고 많은 환난 속에 양들을 치리라, 그 때가 지나면 일곱 언덕 위의 도성은 파괴되고 두려운 심판자께서 당신 백성을 심판하시리라. 끝"이라고 적혀있다.

예언서는 순서상 마지막 교황의 바로 앞은 현재의 교황에 해당하는 '올리브의영광(Glory of Olive)'이라고 표현하고 있어 전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선종을전후해 호사가들의 궁금증을 증폭시킨 바 있다.

일곱 언덕의 도성은 통상 로마를 가리키는 말로 풀이되고 있다.

문제는 올리브가 뜻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점. 이를 두고 몇몇 호사가들은 올리브가 무화과나무, 포도나무와 함계 유태인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유태교에서 가톨릭으로 개종한 프랑스의 장 마리 뤼스티게 추기경(78)을 유력한 후보로 점치기도 했다.

또다른 호사가들은 엔니오 안토넬리 피렌체 대주교를 꼽기도 했다.

그는 '올리브이 땅'으로 일컬어지는 이탈리아 움브리아 지방 출신이기 때문. 올리브 나무 열매가 검다는 사실에 주목한 사람들은 아프리카나 중남미에서 검은 피부를 가진 교황이 나올지 모른다고 기대하기도 했다.

이들 모두가 빗나가자 호사가들은 새 교황이 '베네딕토'라는 이름을 선택한 것을 가지고 그럴듯한 해설을 시도하고 있다.

베네딕토는 6세기에 금욕 생활을 바탕으로 수도원 운동을 일으킨 가톨릭 성인의 이름. 가톨릭 교회사를 보면 베네딕토 수도회에는 14세기에 개혁을 표방한 분파가 생겨났으며 이단 의혹을 벗어난 뒤 본거지를 '올리브산'이라고 불렀다는 것. 이들은'올리베타노 성 베네딕토 수도회'로 불리며 올리브 가지를 상징으로 쓰고 있다.

호사가들은 '올리브이 영광'이란 바로 새 교황의 이름이 '베네딕토 16세'가 될 것이라는 점을 암시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덧붙여 베네딕토 성인 스스로가 그의 수도회에서 세상의 종말이 다가올 무렵 교황이 배출돼 악과의 투쟁을 이끌 것이라고 예언하기도 했다며 말라키아 예언서는 이번에도 여지없이 적중했다고 말한다.

예언서를 신뢰하는 사람들은 말라키아 예언서가 상당히 '용하다'며 직전 교황인요한 바오로 2세를 포함한 다양한 근거 사례를 제시한다.

일례로 요한 23세(1958-1963년)는 '목자이며 사공'이라고 표현돼 있는데 이는 그가 물의 도시인 베네치아 출신임을 가리킨 말이라는 것. 당시 미국 추기경이 교황이 될 욕심으로 양을 실은 배를 로마의 티베르강에 띄웠다는 루머도 눈길을 끈다.

바오로 6세가 '꽃 중의 꽃'으로 표현된 것은 그를 배출한 이탈리아 몬티니 가문의 문장에는 '백합'이 그려져 있음을 가리키고 있다는 것. 요한 바오로 2세는 '달의 반(Half Moon)'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라도 하듯 그는 겨우 33일간 재위하다 숨을 거두고 말았다.

지난 2일 선종한 요한 바오로 2세에게는 '일식(eclipse) 혹은 태양의 산고(labor of the sun)'로 해석되는 라틴어 문구가 붙어있었다.

이에 대해서는 요한 바오로 2세가 재위 기간중 태양 처럼 분주하게 지구를 돌았음을 가리킨다는 풀이가 있다.

출생과 선종 시기에 일식이 있었음을 가리킨다는 해설도 그럴듯하다.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있는 글을 보면 요한 바오로 2세가 선종할 당시 실제로 북미 지역에서는 일식 현상이 있었다는 것. (제네바시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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