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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거래소-나스닥’ 전자거래로 한판승부
나이스, 아키펠라고와 합병…“영향력 확대”
나스닥, 인스티넷 인수…“경쟁우위 지킬터”
미국 증시를 양분해 온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NASDAQ)이 치열한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주 두 거래소는 수익 및 고객 확대를 목표로 내걸고 잇달아 대형 전자거래업체와의 인수합병을 발표했다. 월가에서는 앞으로 전통 제조업과 기술주 시장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200년 전통의 경매식(플로어) 거래 방식도 사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 뉴욕거래소 “전자거래 확대로 승부”=세계 최대 규모의 뉴욕증권거래소는 지난 20일 미국 2위의 전자거래 네트워크 사업체인 아키펠라고와의 합병을 전격 선언했다. 존 테인 최고경영자는 “전자거래 활성화만이 나이스의 영향력을 증가시킬 것”이라며 “더 많은 고객에게 다양한 거래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려 합병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합병은 중개인들이 경매 방식으로 주식을 거래하는 전통적인 플로어 방식을 버리고 전자거래가 주도하는 나스닥 모델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1366개 회원사로 구성된 뉴욕증권거래소는 이번 합병으로 4억달러의 현금과 새 합병 법인의 지분 70%를 받게 된다. 이번 합병 배경에는 나스닥에 대한 ‘응전과 도전’이 동시에 깔려 있다. 뉴욕증권거래소는 지난해 초 휼렛 패커드 등 6개 대형 기업이 나스닥 복수 상장을 선언하면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또 전자거래가 활성화되면서 나이스에 상장된 주식 중 실제 플로어 거래가 이뤄지는 주식 비중도 80% 안팎에 머물고 있다. 때문에 이번 합병은 나스닥 시장이 기술주 거품 붕괴로 침체된 시점을 타 기선을 완전히 제압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미국 언론들은 평가하고 있다. 합병 뒤 기업공개에 대한 기대감으로 아키펠라고의 주가는 60% 가량 급등했고, 뉴욕증권거래소의 회원권 가격은 10% 이상 올랐다. 그러나 몇몇 회원사들이 합병 가격과 인수 주간사(골드만삭스)의 자격을 문제 삼고 나선데다, 월가의 재력자 케네스 랑곤이 아키펠라고 인수 의사를 밝히고 있어 합병 절차가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 나스닥 “전자거래는 한수 위”=나스닥도 곧장 반격에 나섰다. 나스닥 컨소시엄은 뉴욕증권거래소의 합병 발표 이틀 뒤인 22일 전자거래 사업체인 인스티넷을 인수하기로 최종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인수 금액은 주당 5.44달러로 총 18억8천만달러이며, 인수 작업은 6월 말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나스닥 컨소시엄의 로베트 그리필드 최고경영자는 “우리도 답을 갖고 있다”고 자신감을 표현했다. 특히 나스닥은 내년부터 발효되는 새 증권거래법이 뉴욕증권거래소 상장기업의 전자거래를 폭넓게 허용하는 점을 활용해 경쟁 우위가 있는 전자거래 부문을 더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정면 승부에 나설 전망이다. 현재 뉴욕증권거래소 상장기업 가운데 나스닥에서도 거래가 가능한 종목 비율은 15% 정도다. 상장 비용은 뉴욕증권거래소의 10분의 1 수준인 나스닥은 최근 점유율 확대를 위해 거래 수수료를 더 낮췄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9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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