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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26 23:08 수정 : 2005.04.26 23:08

네덜란드에서 신생아를 불법적으로 안락사시켜온 `죽음의 소아과 의사' 에듀아르트 베르하겐(42) 박사가 영국 민영 TV인 `채널 4'와 인터뷰를 했다.

베르하겐 박사는 26일 저녁 방영된 인터뷰에서 평생 심한 고통을 수반하는 기형인 척추갈림증(spina bifida)을 안고 태어난 아기 4명을 안락사시켰던 순간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마지막 몇 초 동안 당신은 아기의 고통이 사라져 평온한 잠에 드는 순간을 목격한다. 치명적 분량의 모르핀 칵테일 주사를 놓으면 아기는 서서히 움켜쥔 주먹을펴게 된다. 순간 병실 안에 모인 모든 사람들에게서 안도감이 넘쳐난다. 아기가 뒤늦게나마 진작에 갔어야 할 길을 간 것이다."

베르하겐 박사는 이어 심한 기형 등으로 죽음보다 못한 삶을 살아야할 아기를 안락사시키는 것은 살인혐의로 기소될 위험을 무릅쓸 정도로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베르하킨 박사가 몸담고 있는 네덜란드의 그로닌겐병원은 어린이 안락사를 묵시적으로 허용해 세계적인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주로 기독교단체들인 반대자들은 그로닌겐병원을 유대인 수용소로, 베르하킨 박사를 히틀러로 비유하며 극렬하게 비난하고 있다.

반면 지지자들은 베르하킨 박사야말로 감옥에 갈 각오를 하고 불치병을 가진 어린이와 가족들을 돌보는 진정한 의사라며 찬사를 보낸다.

베르하킨 박사는 그로닌겐병원이 어린이 안락사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지침을만들었다고 소개했다.

그로닌겐 지침은 △한 명의 의사가 아니라 복수의 의사가 생존할 가치가 없다는소견을 밝혀야 하고 △다른 병원의 의사들도 이에 동의해야 하며 △부모가 원할 때안락사를 시킬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베르하겐 박사는 이런 지침을 적용하면 중환자실에 장기입원한 어린이들 가운데약 1%가 안락사 대상이 된다면서 진정으로 어린이를 사랑한다면 전세계의 모든 정부가 전향적으로 어린이 안락사를 합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극단적 고통을 수반하는 삶을 지속시키는 것보다는 평온하게 죽을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더 인간적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네덜란드는 2003년 세계 최초로 안락사를 허용했지만 12세 이하 아동은 안락사대상에서 제외했다.

네덜란드에서는 지난해 약 1886건의 안락사 시술이 있었던 것으로 공식 집계됐으나 베르하겐 박사는 의사들이 매년 15명의 신생아를 안락사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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