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7.18 18:19
수정 : 2008.07.18 18:19
‘구직 나선 MIT 졸업생’ 그후
퍼스키 “한국취업도 가능”
지난 주말 일부 신문 국제면에 ‘구직 나선 엠아이티(MIT) 졸업생’ 제목 아래 다음과 같은 설명을 단 사진이 실렸다. “세계경제의 중심지인 미국 뉴욕 맨해튼 거리에서 10일 6개월째 실직 상태라는 조슈아 퍼스키가 명문 엠아이티 졸업생이라고 쓴 광고판을 몸에 건 채 직장을 찾고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일주일이 지난 그는 새로운 직업을 얻었을까?
그는 “두어 군데서 인터뷰 요청은 받았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했다. 그는 올해 48살로 뉴욕에서 출생해 1977~81년 엠아이티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고 한다. “대학 졸업 직후 스피어 리즈 켈로그에서 2년간 일한 뒤, 이스라엘로 건너가 8년 가까이 저술가 겸 발행인으로 일했지요. 90년 미국으로 돌아와서는 북페어와 금융회사에서 컨설팅을 하다 작년 말 ‘홀리한 로키 하워드 주킨’에서 해고되기까지 나름대로 중산층 생활은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작년 하반기 불어닥친 서브프라임 사태가 그에게 구직 팻말을 목에 걸게 한 것이다.
퍼스키와의 인터뷰는 14일 전화 통화와 17일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이뤄졌다.
-당신은 6개월째 직업을 찾고 있다고 보도에 나왔다. 일할 곳을 못 찾는 것인가 아니면 원하는 직업이 없어서 그런 것인가?
“아직 직업을 찾지 못했다. 뉴욕에서 금융직종이나 기업컨설팅 쪽 일을 찾았지만 못 찾았다. 물론 어떤 직업이든 갖고는 싶다. 그동안 내가 일해온 직업보다 하향해서 선택할 생각도 있다. 하지만 내 가족과 현재 내 상황을 볼 때 최저임금 수준은 곤란하다고 본다. (그는 두 번 결혼해 다섯 자녀를 두고 있다) ”
-당신은 일류 대학을 나온 사람 아닌가? 당신의 실직 상황이 미국의 불황과 연관 있다고 보는가.
“서브프라임 금융위기와 베어스턴스의 파산 등이 심각해지고 동시에 주식시장이 급격히 취약해지면서 내 일자리가 없어졌다고 본다. 타이밍이 안 좋았다. 대부분 큰 은행들은 1000명 이상 직원을 잘라냈다. ”
-그동안 어떤 직업을 가졌나? 그 가운데 가장 만족할 때가 언제였나 말해달라.
“나는 12살 때부터 일을 했다. 지금 그러니까 작년 말 이후 6개월 동안이 내 인생에서 가장 오랫동안 일자리가 없는 셈이다. 내 이력서를 동봉하니 참고해 달라. (이력서에는 1982년 대학졸업 후 2007년 말까지 그의 직장과 하던 일이 자세히 적혀 있다)”
-당신은 가령 한국처럼 미국 이외의 나라에서 일할 준비가 돼 있나?
“물론 가능하다. 전에도 이스라엘에서 수년간 일한 적이 있다. 내게는 나를 분명히 채용하겠다는 확고부동한 제안이 중요할 따름이다.”
-당신은 직업을 고를 때 어떤 조건을 가장 중시하나? 그 기준이 요즘 미국 젊은이들과도 비슷하다고 보나?
“기업의 성장에 흥미를 지닌 사람들이 서로 협조적인 분위기에서 일하는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 그런 곳에서 꾸준히 재충전하면서 일하고 싶다. 회사 내 정치 같은 건 질색이다.”
그는 “현재 미국 경제상황은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성장해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기 기자
amigo@hani.co.kr
사진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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