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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7.27 22:32 수정 : 2008.07.27 22:32

NASA 29일 창립 50돌

옛소련과 경쟁하며 함께 발전
연구비로 예산 연 17조원 배정
우주선 교체·상업화 쟁점으로

1957년 10월4일 옛소련이 인류 첫 인공위성 스푸트니크1호 발사에 성공하자 전세계는 경악했다. 가장 당황한 냉전의 맞수 미국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창설법안에 서명한 게 이듬해 7월29일, 지금부터 꼭 50년 전의 일이다.

우주를 향한 탐험에서 미-소 간의 경쟁은 우주의 신비에 대한 원초적 호기심 못잖은 자극제였다. 나사가 창설된 지 채 3년이 안 된 1961년 4월, 러시아는 첫 우주인 유리 가가린을 태운 우주선 발사에 성공하며 또다시 한발 앞섰다. 나사는 20여일 뒤 앨런 셰퍼드를 태운 프리덤 7호 발사에 성공하며 추격에 나섰다. 존 에프 케네디 당시 대통령은 ‘60년대 말까지는 달에 가야 한다’고 다그치며 예산을 쏟아부었다.

그리고 1969년 7월20일 인류는 달에 첫발을 내디뎠다. 닐 암스트롱과 에드윈 올드린은 달 표면에 미국 성조기를 꽂았다. 미국의 ‘역전’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1986년 우주왕복선 챌린저호가 이륙 직후 폭발하는 악몽을 겪기도 했지만, 나사는 미국의 경제·군사적 이해 속에서 지금껏 인류의 우주탐험을 이끌었다. 나사가 한해 우주 연구에 투자하는 예산은 170억달러에 이른다. <사이언스> 최신호에서 오로라의 신비를 밝혀낸 것도 나사였다. 현재 나사는 2020년까지 달에 다시 우주인을 보내고, 달을 전진기지 삼아 화성에 유인 탐사선을 보내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50돌을 맞은 나사도 도전에 직면해 있다. 현재 27년의 ‘고령’인 우주왕복선들은 2010년이면 운행을 중단한다. 달 탐사를 위한 새로운 왕복선을 제작할 여력이 없어, 향후 5년 정도는 자체 왕복선 없이 지내야 할 상황이다.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물자를 보급하는 데 러시아의 소유스호를 빌려야 할 형편에까지 이르자, 나사는 일본이 개발 중인 무인 우주화물선 에이치티브이(HTV)의 구입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대선후보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달에 우주인을 다시 보내는 연구를 5년간 미루고 그 예산을 교육 분야에 투자하기를 희망하는 등 정치·사회적 관심도 예전 같지 않다.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에서 우주 연구의 방향을 놓고 ‘유인 탐사’와 ‘무인 탐사’ 사이의 갈등도 있다고 분석했다. 다수의 과학자들은 유인 탐사에 쓰이는 현행 예산을 로봇 등 무인 탐사에 쓰면 기후·지질 연구 등에 훨씬 더 유용할 것이라고 비판한다.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받는 유인 탐사 없이 앞으로 우주 개발을 이끄는 것은 힘들다는 반론도 팽팽하다. ‘구글 어스’처럼 우주과학 기술의 상업적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오는 10월 게임 디자이너 리처드 개리엇은 우주 공간에서 의약실험 등 상업적 가치가 있는 연구를 할 예정이다. 러시아는 물론, 중국도 인간을 달에 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창설 50돌을 앞두고 나사의 마이클 그리핀 국장은 “모든 가치 있는 것들이 곧바로 장부에 수치로 정산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해주기 바란다”며 우주를 향한 인류의 꿈이 현재의 나사를 가능케 했음을 상기시켰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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