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9.05 18:40
수정 : 2008.09.05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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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국가별 백만장자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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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개인재산 합계 작년 한해 5% 증가
500만달러 이상 자산가 재산 15%나 늘어
지난해도 백만장자들은 더 부자가 된 해로 기록됐다. 5일 세계적 경영컨설팅업체인 미국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이 발표한 <2008 세계 재산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개인들의 전체 재산은 전년도보다 5% 증가해 109.5조 달러로 늘어났다.
부자들의 재산 증식은 더욱 컸다. 보고서는 전체의 0.001%에 불과한 500만 달러 이상 자산가들이 차지한 재산은 전체의 5분의 1인 21조 달러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도 10.1조 달러에 비해 15.7%가 늘어난 것이다. 보고서의 공동저자인 스위스 취리히 비시지의 빅토르 에어니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9·11 테러 공격으로 닥친 금융 위기를 겪은 뒤 부자들은 다시 빠른 속도로 더욱 부자가 돼가고 있다”고 말했다.
재산이 100만 달러 이상인 백만장자의 수도 크게 늘어 2006년에 비해 11% 늘어난 1070만명이나 됐다. 백만장자가 가장 많은 나라는 미국으로 490만명이었고, 일본(90만명), 영국(66만8천명), 독일(42만2천명)이 뒤를 이었다. 중국은 기업가 수의 증가에 힘입어 전년보다 34%가 늘어난 39만1천명으로 5위를 기록했다.
백만장자의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나라는 싱가포르로 10가구 가운데 1가구가 100만 달러 이상의 재산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 상승으로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가 백만장자 인구밀도 상위 5위로 들어갔다.
비시지는 “부자들은 여전히 부자인 상태이지만 세계 경제 위기에 따라 자산가들은 투자의 양상을 보수적으로 바꿔 신규 해외 투자는 줄이고 국내 투자에 치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5년 동안 세계 재산은 연평균 13%의 증가율을 보였지만, 최근 세계 경제 위기로 증가폭이 줄어들고 있다. 2006년 8%에 이르렀던 증가율은 지난해 5%로 떨어졌다. 위기의 진앙지인 북미의 경우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파동으로 2006년 8.9%에서 지난해 3.8%로 급감했다. 반면, 아시아, 환태평양 지역(일본 제외), 남미 등은 공업화와 교역의 신장으로 14%라는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다.
보고서는 금융 시장의 혼란으로 자산가들의 재산이 크게 줄어 올해 세계 재산은 10%가 감소해 100조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에어니는 “금융 위기는 세계 자산 시장에 계속해서 검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금융·증권업자, 펀드 매니저들이 스위스 등 전통적인 투자처보다 경쟁력이 있는 두바이, 싱가포르 등 새로운 성장 중심지로 진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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