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05.03 18:42 수정 : 2005.05.03 18:42

‘성매매 비난 서명’ 조건달자
“도덕적 근본주의 강요말라”

브라질 정부가 미국의 ‘성매매 반대 서약’에 항의하며 미국의 에이즈 보조금 4800만달러(약 480억원)를 거부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일 보도했다.

브라질 당국은 지난 주에 미 국제개발국에 서한을 보내, 미국이 요구하는 ‘성매매 반대 서약’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오는 2008년까지 받기로 돼 있던 에이즈 기금을 거절한다고 밝혔다. 조지 부시 미 행정부는 최근 관련 법을 제정해, 미국의 에이즈 퇴치기금을 받는 나라의 기관이나 개인들은 ‘성매매를 비난한다’는 내용의 서약서에 서명을 해야 이 기금을 받을 수 있게 했다.

브라질 에이즈 프로그램 책임자인 페드로 셰케르는 “우리나라의 에이즈 예방 및 대처 프로그램은 성매매 여성과 마약 중독자, 동성애자 등의 단체와 함께 하고 있다”며 “우리는 에이즈를 신학적이거나 근본주의적인 방식으로 다루지 않는다”고 밝혔다. 브라질은 이에 따라 일반인들에게 성적 순결을 강조하기보다 성관계 때 콘돔을 꼭 사용할 것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퇴치운동을 벌이고 있다.

반면, 부시 행정부는 클린턴 행정부 시절의 콘돔 사용 장려 교육을 폐기하고 ‘금욕’과 ‘순결’에 방점을 둔 에이즈 퇴치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이 기금은 미국의 요구에 순응하는 다른 나라로 가게 됐다고 미 공화당은 밝혔다.

브라질의 이런 결정은 부시 행정부가 개발도상국 원조금을 보수적인 도덕 조건과 연계해 지원하려는 데 반발하는 움직임을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분석했다. 강김아리 기자 ari@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