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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5.08 20:10 수정 : 2005.05.08 20:10

“실험 임박하진 않은듯” 분석 많아
부시 압박공세 강화는 ‘미리 불끄기’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에 대응한 미국의 경고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7일(현지시각) “북한은 미국의 (대응)능력을 오판하지 말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엔비시방송>은 “미군이 북한 핵실험에 대비해, 가능한 선제공격 계획의 입안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북한이 실제로 핵실험을 준비중인지에 대해선 미 정부 내 의견이 여전히 엇갈린다. <시엔엔방송>은 국무부 관리의 말을 빌려 “북한이 핵실험을 준비중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핵실험이 임박하지 않았다는 전망이 좀더 광범위하다”고 전했다.

◇ 미국 정부의 대응=<엔비시방송>은 지난 6일(현지시각) “미국이 최근 북한에 군사적 대응방안을 선택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며 “미군은 대북 선제공격 계획의 입안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미군은 비상계획의 일환으로 지난해 9월부터 괌에 B-2 스텔스폭격기와 F-15E 전투기를 비상대기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미 당국자는 “미군은 모든 가능성의 군사계획을 만들고 있다. 만약 미군이 선제공격 계획을 만들었더라도 군사적 선택으로 기울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라트비아를 방문중인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북한이 그렇게 한다면 그건 그들을 국제사회에서 더욱 고립시키는 도발적 행동이 될 것이다. 우리는 강력한 억지력을 갖고 있고 누구도 이걸 오판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 핵실험 가능성 논란=미국 정부의 강력한 경고는 북한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신호라기보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미리 막자는 데 좀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톰 케이시 국무부 부대변인은 “지금 북핵 프로그램에 대한 새로운 평가는 없다”고 말했다.

핵실험 준비 징후로는 <뉴욕타임스>에 보도된 대로 북한이 지하터널을 파고 그걸 흙으로 덮는 작업을 하는 것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국방부 관리들은 “북한이 (핵실험용으로 추정되는) 지하터널 안에 핵장치나 무기를 묻었다는 징후가 있는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고 <시엔엔방송>은 전했다.


또 <뉴욕타임스>가 핵실험 준비 징후로 든 ‘관측용 관람대 건설’에 대해 <워싱턴포스트>는 “정보관리들이 신빙성이 없다고 일축했다”고 엇갈린 보도를 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전 유엔 무기사찰단원은 <시엔엔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실제 핵능력에 대해 우리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에 놓여 있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 핵실험에 대비한 준비를 지금 당장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와 언론의 민감한 반응도 이런 맥락으로 읽힌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북 언론도 ‘핵 위기감’ 부채질
“미국의 졸개·나팔수” 남쪽 당국자 비난도

핵실험 준비설이 나도는 상황에서 북한 관련 언론들이 ‘사생결단’의 결의를 드러내는 등 위기를 부추기는 듯한 보도를 하고 있다.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지난 7일 인터넷판에서 “핵무기 보유국의 지위에 걸맞은 조선의 행동계획은 이미 책정돼 있다”고 은근히 핵실험을 암시하면서, “핵무기 보유국들 사이의 ‘힘과 힘의 대결’을 방치하면 예측할 수 없는 후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평양에서 발행되는 주간 <통일신보>도 최신호에서 ‘최후 결전에 나선 계백’이란 글을 통해 “살아서 치욕을 당하느니, 차라리 통쾌하게 죽는 것이 낫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죽음을 각오한 사람을 당할 자, 이 세상에 없다”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말을 인용한 이 글 또한 ‘극단적인 선택’을 예고하고 있다.

북한 관련 언론들은 또 한편으로는 ‘민족공조’를 외치면서 다른 한편으론 남쪽 당국자들을 ‘미국의 나팔수’라고 거칠게 비난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8일 “민족공조를 상징하는 우리 민족끼리의 이념을 굳건히 고수하면서 현 시기 난국을 타개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2일 이해찬 총리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회동 뒤에도 북한이 남쪽의 대화 제의를 거부하고 있는 것과는 어울리지 않는 태도다.

북쪽은 오히려 남쪽 당국자들의 발언을 강하게 성토하고 있다. 노동당 통일전선부 소속으로 알려져 있는 북한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7일 논평에서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에 수석대표로 참석한 천영우 외교통상부 외교정책실장에 대해, “미국의 비위 맞추기에 여념이 없는 친미주구, 미국의 입김 밑에서 살아가는 졸개만이 할 수 있는 친미사대적·반민족적 망언”이라고 비난했다. 천 실장이 지난 3일 “북한이 핵무기 비확산 기준을 무시하고 조약 탈퇴를 감행해 핵확산금지조약이 유례없는 타격을 입게 됐다”고 말한 데 대한 비난이다. 또 지난 6일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은 북한의 6자 회담 복귀를 촉구한 반기문 외교부 장관의 지난 4일 발언에 대해, “남조선 외교당국을 대표한다는 사람이 언제부터 미국의 대변인, 나팔수가 됐는지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강태호 정인환 기자, 연합 kankan1@hani.co.kr

최근 핵실험 관련 주요 보도, 발언

◇ <월스트리트저널> 4월22일

“미, 북한 핵실험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중국에 북한 설득 요청”

◇ 데이비드 케이 전 이라크서베이그룹(ISG) 단장 4월25일

“북한, 6월15일 안에 핵실험 실시할 것”

◇ <에이피통신> 4월30일

“미, 북한 6월 지하 핵실험 가능성 동맹국들에 전달”

◇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 5월2일

“미, 아태 지역에 모든 종류의 실질적인 억지력 유지”

◇ 리처드 롤리스 미 국방부 부차관보 5월4일

“북한 핵실험 가능성 면밀히 주시”

◇ <뉴욕타임스> 5월6일

“북한, 핵실험 관측용 관람대 설치”

◇ <엔비시방송> 5월6일

“미, 북한 선제공격 입안 시작”

◇ <시엔엔방송> 5월6일

“북한 핵실험 임박하지 않았다”

◇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 5월7일

“미, 강력한 (핵) 억지능력 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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