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5.21 08:33
수정 : 2005.05.21 08:33
영국과 미국의 일간지에 흰색 팬티 차림인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의 수감 생활 사진이 공개되자 조지 부시 행정부가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포로 대우에 관한 제네바 협약 위반 시비는 물론, 혹시 이라크 저항세력을 비롯한 이슬람 사회의 반미 감정을 확산시킬 수 있을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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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진은 다르다 = 이번에 문제가 된 사진은 지난 2003년 12월 후세인이 체포된 후 수염이 더부룩하게 자란 그의 비디오 모습과 그해 7월 두 아들 우다이와쿠사이의 시신 사진을 공개했을 때와는 전혀 다르다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다.
후세인의 수염 기른 사진 공개 당시에도 제네바 협약 규정 위반 논란이 있었으나, 당시 펜타곤은 포로를 공중의 호기심 대상으로 삼지 못하게 한 협약 규정과 그의 체포 사실을 알아야 한다는 공중의 이익을 놓고 저울질했었다고 밝혔었다.
트렌트 더피 백악관 대변인은 20일 "후세인 체포 이후 공개한 사진은 제네바 협약에 따른 미군 지침을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번 사진은 아마도 명백히 제네바 협약을 위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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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자체 조사 = 부시 행정부는 사진 공개후 군으로 하여금 사진 촬영 및 유출경위에 대한 철저한 조사에 나서도록 지시했다.
더피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은 보고를 받고 철저히 조사하라고 지시했다"면서 "그러나 유출자가 누구인지, 동기가 무엇인지에 대한 추측은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1년전 쯤 찍은 것으로 추측되는 이 사진의 촬영 시기와 방법을 알아내면 누가 후세인에게 접근했는지 알아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아직은 스틸 카메라로 찍은 것인지 아니면 감시 비디오에서 얻은 영상인지 조차도 명백히 드러나지 않은 상태이다.
후세인은 지난해 6월말 이라크 임시정부가 들어서기 전까지는 미국의 독점적인보호 상태에 있었으며, 그 뒤로 법적으로는 이라크 임시 정부의 보호 아래 미군의통제를 받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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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보도 파장에 촉각 = 부시 행정부는 최근 뉴스위크의 '미군 코란 모독'관련 기사 파문에 이어 이번 사건으로 이슬람 사회의 반미 감정이 고조될까 촉각을곤두세우고 있다.
이날 백악관과 국무부 기자실에서는 "부시 대통령이 이번 사건을 우려하느냐","부시 대통령이 화를 냈느냐", "미국은 이번 보도로 일어날 반향에 우려하지 않느냐","미국 정부가 이번 사건으로 사과할 계획이냐" 는 등 당혹스런 질문이 쏟아졌다.
더피 백악관 대변인은 "이 사진들이 포로 학대 사진과 마찬가지로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을 것" 이라면서 "미국은 조사에 나서는 등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일반인들이 사진을 보고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모르겠다"면서 "분명한 것은 미국은 그것이 공개돼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라고 변호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저항 세력들은 사진이 아닌 그들의 이념에 의해동기 부여를 받기 때문에 문제의 사진들로 고무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번 사진 파장으로 인한 미국 이미지 훼손보다는 이라크 저항세력의 사기에 미칠 영향을 거론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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