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5.21 09:07
수정 : 2005.05.21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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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 후세인(68) 전 이라크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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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영국 신문들이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속옷차림 사진을 공개한데 대해 아랍 언론과 시민들은 20일 "인간에 대한 모욕"이라며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아랍권의 대표적 방송인 알-자지라는 후세인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이 문제의 사진을 실은 더 선과 뉴욕 포스트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알-자지라는 그러나 "뉴스거리가 안된다"며 속옷 차림의 후세인 사진을 내보내지 않았다.
이 방송은 "직업적, 윤리적 이유"로 문제의 사진을 방송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알-자지라는 미군 당국이 분노를 표시하고 사진 유출경위 조사에 착수한 사실을소개하면서 최근 코란 모독 파문으로 아랍권에 쌓여온 반미감정이 더욱 증폭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후세인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 대표인 지아드 알-카사우나는 알-자지라 회견에서더 선이 공개한 사진은 인간에 대한 모욕일 뿐 아니라 아랍인과 이라크 국민들에 대한 모욕이라며 신문사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사우나 변호사는 특히 후세인 사진 유출은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 내 수감자학대 파문과 관타나모 미군기지의 코란 모독 행위에 이어 아랍ㆍ이슬람 국가들을 상대로 한 포괄적인 전쟁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알-자지라의 경쟁사인 두바이의 알-아라비야 방송은 속옷 차임의 후세인 사진을거의 매시간 방송해 대조를 이뤘다.
알-아라비야 편집 책임자는 이들 사진을 방송하는게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점을시인하고 그러나 공개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방송했다고 밝혔다.
이슬람권의 금요 합동 예배일인 이날은 공휴일이어서 아랍 언론의 본격적인 반응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범아랍 신문 알-쿠드스 알-아라비는 속옷 차림의 후세인 사진을 지면에싣는 것은 "상처에 소금을 끼얹는 것과 다름없다"며 싣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압델다리 아트완 편집인이 밝혔다.
이집트 언론인 아흐마드 샤즐리는 알-아라비야를 통해 알몸에 가까운 후세인 전대통령의 사진을 봤다며 "과거 이라크의 독재자였지만 아랍권의 대표적 지도자였던인물에 대한 모욕"이며 신문의 선정주의가 "혐오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적십자위원회 중동지역 담당 대변인 도로시아 크리밋사스는 문제의 사진들이 후세인 전 대통령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한 것이라며 "그의 사진을 찍거나 이를 이용하는 것은 엄격히 금지돼 있다"고 지적했다.
(카이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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