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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베스 핵개발 언급, 깜짝쇼인가 |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핵에너지 개발과 관련,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계속하고 있다고 브라질 일간 폴랴 데 상파울루가 24일 보도했다.
이 신문 보도에 따르면 차베스 대통령은 지난 22일부터 연일 핵에너지 개발의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브라질 및 아르헨티나에게 공동개발을 제의하고 있으며 미국정부가 '악의 축'으로 분류한 이란과의 협력 가능성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브라질 외교부는 "현 단계에서 양국이 핵에너지 개발 분야에서 협력할 여지는 거의 없으며 양국의 공동개발협정 체결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은 매우 경솔한 일"이라며 강력하게 거부의사를 밝히고 있다.
조제 알렌카르 브라질 부통령 겸 국방장관은 한걸음 더 나아가 전날 "브라질이핵개발 분야에서 협정을 맺고 있는 국가는 미국과 아르헨티나 뿐이며, 두 나라와는평화적인 목적의 핵개발에 완전하게 합의하고 있는 상태"라면서 "베네수엘라나 이란과 협정을 맺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브라질 정부의 이같은 입장에도 불구하고 차베스 대통령이 공동개발의필요성을 강조하며 분위기를 잡아가고 있어 적지않게 신경이 쓰이는 눈치다.
차베스 대통령은 현재 "핵에너지 개발은 대체에너지 확보를 위한 것이며, 중남미의 형제국가인 브라질 및 아르헨티나와 공동연구를 시작하고 이란의 협력을 얻어야 한다"고 구체적인 방법론까지 제시하고 있다.
브라질 정부로서는 차베스 대통령이 브라질의 협력 거부에 따라 이란과 독자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핵개발에 나설 경우 중남미 지역에 뜻하지 않은 핵개발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브라질 내에서는 일단 베네수엘라의 핵개발 계획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 압도적이다.
베네수엘라가 핵개발에 필요한 시설을 갖추는데 최소한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이며, 석유자원이 풍부한 베네수엘라가 핵 에너지를 개발하려고 한다는데 대해국제사회가 쉽게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 때문이다.
이와 관련, 리우 데 자네이루 연방대학의 핵개발 전문가인 핑겔리 호자 교수는"베네수엘라는 핵 에너지 개발을 추진할 이유가 없다.
세계에서 가장 풍부한 석유자원을 가진 국가 중 하나로 세계 5위의 석유 수출국인데다 중남미에서 두번째로 큰수력발전 시설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호자 교수는 "차베스 대통령의 발언이 성사되려면 수십년이 걸릴 것이며 석유자원의 고갈이 현실화하는 때나 돼야 논의될 수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신문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한 전문가 말을 인용, "차베스의 발언은 적어도현 상황에서는 깜짝쇼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베네수엘라는 잠재적인 핵개발 국가리스트에 들어있지 않으며 중남미에서 핵개발이 가능한 국가로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전부"라고 전했다.
IAEA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핵개발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고는 있으나 이에필요한 시설을 전혀 갖추고 있지 않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신문은 그러나 베네수엘라가 핵개발과 관련해 이란과 급속도로 긴밀한 관계를형성할 경우 중남미 대륙에 새로운 문제를 던져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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