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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판 철의 여인’ 앙겔라 메르켈(50·사진) 기독교민주연합(CDU) 당수가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 가능성에 한발 더 다가섰다.
지방선거에서 잇따라 패배하면서 사면초가에 처한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가 올 가을 조기총선을 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야당인 기민련은 30일 메르켈 당수를 총리 후보로 지명했다고 <아에프페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의 정치적 라이벌이자 기민련과 연합하고 있는 기독교사회연합(CSU)의 에드문트 슈토이버 당수는 메르켈의 지명을 지지했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를 얻고 있는 기민련이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그는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가 된다.
물리학 박사 출신의 메르켈은 헬무트 콜 전 총리가 키운 ‘정치적 양녀’로 성장했으나 끈기와 과감한 결단력으로 독자적 권력을 구축한 성공한 우파 여성 정치인이다.
1954년 함부르크에서 목사의 딸로 태어난 그는 어릴 때 아버지의 임지인 템플린으로 이주한 뒤 줄곧 동독 지역에서 자라났다. 라이프치히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78년부터 90년까지 동독의 물리화학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했다.
89년 동독 민주화 운동 단체인 ‘민주적 변혁’에 가입하면서 정치활동을 시작했고, 90년 통일 독일 총선에서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이후 헬무트 콜 전 총리에게 발탁돼 여성청소년부와 환경부 장관 등을 거쳤고, 98년 총선에서 기민련이 패배한 뒤 당 최초의 여성 사무총장을 맡으며 승승장구했다. 2000년 4월 기민련 최초의 여성 당수가 됐을 때는 당의 이미지 개선을 위한 임시 방편으로 여겨졌으나, 비자금 추문에서 당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후원자인 콜 전 총리의 정계 은퇴를 주장하는 등 과감한 조처들도 점차 정치적 영역을 넓혔다.
동독에서 목사의 딸로 자란 메르켈은 기본적으로 공산주의와 독재, 자유의 제한에 대해 단호하게 반대하고 있으며 강한 친미국 성향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보수적 성향과 정치관을 갖고 있으나 여성 문제 등 일부 분야에선 중도 또는 약간 진보적인 견해를 보이기도 한다. 박민희 기자, 연합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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