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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6.03 15:04 수정 : 2005.06.03 15:04

"좌우파가 서로 다른 목적으로 연합한 이상한 좌우 합작."

장하성 고려대 경영대 교수는 2일(현지시간) 한국은행 워싱턴사무소에서 열린 '기업지배구조와 경쟁력' 세미나에서 한국 경제에 대해 "기득권 우파와 배타적 좌파의 합작으로 폐쇄적 민족주의를 형성, 세계 경제방향과 다르게 시장경제를 위한 개혁을 막고 있는" 현상을 이같이 묘사했다.

그는 강연 후 전화통화에서 소버린 사태 등과 관련, "기득권 우파는 세계화가자신들의 경제기반을 흔드는 것을 우려해서, 대기업 노조같은 좌파는 정리해고 등을우려해서 '외국자본으로부터 우리 기업, 우리 경영권을 지켜야 한다'고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이상한 좌우 합작'의 배경을 설명했다.

세계은행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는 장 교수는 한국 경제개혁의 후퇴 요인으로또 "시장경제 한다면서 정부도 재벌도 개발경제시대 패러다임과 관치경제체제를 유지하고 있고, 지식경제 시대라면서 제조업 중심 성장전략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재벌의 르네상스'를 우려했다.

그는 특히 "이제는 산업과 고용구조의 변화때문에 제조업 중심 성장전략으로는성장문제도, 고용문제도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새로이 물류를 비롯한 서비스 분야성장전략을 세워야 함에도 여전히 제조업중심 성장전략만 생각하고 있다"고 정부와경제계에 여전한 개발경제 시대 패러다임을 거듭 비판했다.

제조업 성장전략론의 배경인 산업공동화론에 대해 장 교수는 "한국만큼 제조업이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나라가 없다"고 일축하고 "삼성전자 매출의 90%가 해외에서 이뤄지는 글로벌시대에 생산기지가 국내에 있어선 안되기 때문에산업전략을 바꾸는 것에 대해 '국내에서 기업하기 어려워 다른 나라로 나간다'고 말하는 것은 코믹한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개혁을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내기 위한 구조조정"이라고 정의하고,좌ㆍ우 기득권 세력의 저항을 극복하고 이같은 개혁을 이뤄내기 위해선 "국민적 합의"가 필수적이지만, "현 정치리더십은 정부와 여야를 막론하고 시장경제 개혁후퇴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한 채 현실 정치에 너무 몰입해 국가 전략이 표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화통화에서 노 대통령에 대해 "당선되기전엔 개혁 기치를 높이 세웠으나당선자 시절 김진표씨 중용으로 안정 치중으로 돌아섰고, 이어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앞세워 성장론으로 다시 크게 선회했다가 갑자기 분배론을 내세우는 등 지난 2년반동안 패러다임이 자꾸 변했다"고 개혁 리더십 부재를 비판했다.


장 교수는 "노 대통령은 '시장에 권력이 있다'고 말했지만 사실은 재벌그룹에권력이 있다"며 "노 대통령이 지지기반이었던 중산층을 사회적 주류화해 개혁을 이끄는 대신 기존의 힘있는 세력에 의존해 문제를 풀어가려 하는 바람에 기득권도 변화 못시키고 지지기반도 유지못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야당에 대해서도 "소버린 사태 때 중진의원이 국회에서 외국인 자본을 김정일에 비유하면서 '우리 경영권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나, 최근 국적법 난센스를 보면 여도 야도 본질보다는 포퓰리스트적 접근에 치중하고 있는 것"이라고비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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