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6.08 21:48
수정 : 2005.06.08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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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졸업>에서 더스틴 호프먼과 열연하고 있는 앤 밴크로프트(왼쪽).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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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남자친구 유혹하던 ‘졸업’ 의 로빈슨 부인 역
영화 <졸업>에서 딸의 남자친구(더스틴 호프먼)를 유혹하는 로빈슨 부인을 맡았던 미국 여배우 앤 밴크로프트가 6일 뉴욕의 한 병원에서 지병으로 숨졌다. 향년 73.
그는 1963년 <기적은 사랑과 함께>(The Miracle Worker)에서 헬렌 켈러의 스승 애니 설리번 역으로 오스카 여우 주연상을 받는 등 5차례에 걸쳐 오스카상 후보에 올랐다.
그는 자신에게 명성을 안겨준 로빈슨 부인역과 관련해 2003년 한 인터뷰에서 “나의 수많은 작품들, 그 중에는 많은 훌륭한 배역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들 로빈슨 부인역에 대해서만 이야기해 약간 질리기도 한다”고 고백했다. 그는 또 주변 사람들이 “젊은 남자와 성관계를 갖는 것이 전부인 역”이라며 이 배역을 맡는 것을 만류했다는 후일담도 공개했다.
1931년 뉴욕의 이탈리아 이민자들이 모여 사는 브롱크스에서 이탈리아인 부모 아래서 태어난 그는 9살에 배우의 꿈을 가슴에 품은 뒤 20대에 텔레비전 드라마로 데뷔해 영화로 무대를 옮겼다. 드라마와 영화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다 브로드웨이에서도 연극 <시소 타는 두 사람>으로 토니상을 받은 뒤부터 숱한 영화와 연극에서 배역을 맡았다.
<지아이 제인>(1997) <위대한 유산>(1998) 등 비교적 최근 영화에도 출연하고 71살에도 연극 무대에 서는 등 말년까지 연기혼을 불태웠다. 유족으로는 1956년 결혼한 코메디언인 멜 브룩스와 아들 맥시밀리언이 있다.
강김아리 기자, 외신종합
a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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