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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전선에 내몰린 인도의 다섯살된 경찰관 |
나이는 불과 5세…한달에 5만7천원 월급
대부분의 인도 아이들이 학교에 갈 준비할 시간에 어린이 경찰관으로 근무하는 사우라브 나그반시는 출근을 준비한다.
올해 나이가 다섯 살에 불과한 사우라브의 근무지는 자신이 살고 있는 빌라스푸르에서 110㎞ 떨어진 중부 차티스가주의 주도 라이푸르의 한 경찰서. 그는 그곳에서 간단한 서류정리나 차를 날라주는 일을 하고 한달에 2천500루피(대략 5만7천원)의 월급을 받는다.
사우라브가 경찰서에 근무하게 된 것은 근무 중 순직한 공무원 가족을 공무원으로 채용하는 인도만의 독특한 시스템 때문. 일종의 복지제도인 이 시스템은 나이 제한을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많은 유가족들이 어린 자녀를 생활전선으로 내모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영국의 BBC 방송 인터넷판이 9일 전했다.
사우라브 역시 5명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엄마의 손에 이끌려 이틀에 한번씩110㎞나 떨어진 경찰서로 출근해야 한다.
가장이 없어진 상태에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어린 아들을내보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사우라브 어머니의 말이다.
다른 경찰서에서 근무하는 올해 10살인 마니시 쿤테 역시 사우라브와 같은 경우이다.
그는 월 2천400루피의 월급을 벌기 위해 새벽 6시에 학교에 갔다 오후에 경찰서로 출근해야 하며 저녁에는 다시 부족한 공부시간을 보충해야 하는 힘든 일상을 보내고 있다.
마니시는 친구들이 경찰이라고 추켜세울 때면 우쭐하기도 하지만 또래의 다른아이들처럼 마음껏 좋아하는 축구를 할 시간이 없는 것이 불만이라고 말한다.
올해 13살인 지테시 싱과 18살인 잔키 프라사드 라즈와데는 하루라도 빨리 경찰서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
그러나 성인이 되어 다른 직장을 찾아 가족 부양할 수있을 때까지 이들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이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각도 엇갈리고 있다.
파완 데브 라이푸르 철도경찰서장은 비록 어리지만 이들이 버는 돈으로 가족이생활하고 있으며 이들이 하는 일도 큰 부담이 없는 것들이라면서 사회적 견지에서바라봐야할 문제라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그러나 국가 인권위원인 수바시 미슈라는 좋은 취지라 하더라도 어린이들에게일을 시키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면서 유가족들에게 국가가 직접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인권단체들은 한 발짝 더 나아가 어린이들을 경찰로 채용하는 것은 인도 현행법은 물론 국제법에도 어긋나는 일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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