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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민주화 위해
한국이 적극 나서주길” 특히 그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은 아시아의 민주화와 인권 신장에 귀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시민들이 폭압에 굴복했더라도 누구도 비난하지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민주화를 위해 죽음을 택했지요. 왕이나 지도자가 아니라 보통 시민이 이런 결단을 한 것은 세계 역사상 드문 일입니다.” 1994년부터 홍콩에 본부를 둔 비정부 국제인권단체인 아시아인권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해온 그는 아시아지역의 대표적인 인권운동가로 꼽힌다. 1972년 스리랑카 실론 대학 법학부를 졸업한 그는 안정적인 변호사 생활을 10년 만에 접고 베트남 유엔난민고등법무관, 유엔인권센터 캄보디아 사무국장 등으로 아시아의 인권 신장 운동에 헌신해왔다. “무용수는 좋은 음악이 있어야 하듯이, 변호사는 좋은 사법제도가 있어야 하지요. 하지만 당시 스리랑카의 사법제도는 빈약했고 인권이 온전히 보장받지 못했기 때문에 인권운동에 나서게 됐습니다.” 그는 이런 활동을 인정받아 2001년 제2회 광주인권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페르난도 위원장은 아시아 다른 나라들이 한국의 민주화 경험을 ‘학습’하고 있지만 이를 통해 가시적인 성과는 아직 나타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그 위상에 걸맞게 아시아 민주화를 위해 적극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한국 정부는 다른 아시아 정부를 따라할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인권에 대해 고유의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한국이 경제적 발전도 이뤘으니 주변 나라들에 경제적 지원도 할 때가 됐습니다.” 그는 무엇보다 한국과 아시아 간 교류의 중요성을 힘주어 말했다. “한국의 학자와 언론인들이 아시아 각지로 나가 아시아의 실정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민주화의 경험을 아시아인들에게 말해줄 때 마음을 움직이게 되고, 그것이 곧 아시아 민주화의 밑거름이 될 겁니다.” 글 이호을 기자 helee@hani.co.kr 사진 황석주 기자 stonepo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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