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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다트 이집트 대통령 조카-암살범 각각 대선출마 선언 |
고(故)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 암살죄로 복역중인 이슬람 원리주의자와 사다트의 조카가 오는 9월 대선에 출마한다. 사다트 전 대통령의 조카 탈라아트 사다트는 지난주 진보계 알-아흐라르당 대표자격으로 대선 출마의사를 밝힌 상태다. 그는 사다트 전 대통령이 이룬 업적을 계승 발전시키고,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헌법 76조 개헌실험이 성공을 거두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국내외의 정치개혁 압력에 밀려 공화제 도입 53년 만에 처음으로 2인이상 후보가 대선에 출마할 수 있도록 헌법 76조 개헌을 수용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25일에는 개헌안 찬반 국민투표가 실시돼 83%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탈라아트 사다트는 국가기관이 선거에 개입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모든 후보들에게 동등한 출마조건이 부여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의 삼촌인 사다트 전 대통령은 1981년 군사 퍼레이드 참관 도중 이슬람 지하드 대원들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사다트 암살 공모죄로 기소돼 아직 옥살이를 하고있는 지하드 조직원 아부드 주무르도 지난 11일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20여년째 복역하고 있는 주무르는 아직 40년의 형기가 남아있다. 주무르는 부인 움므 알-하이삼을 통해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하이삼 여사는 남편의 대선 출마의사를 언론에 발표하면서 결코 형기단축을 위한 대(對)정부 압박용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주무르와 함께 줄줄이 투옥됐던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은 대부분 극단주의 사상을포기하고 감형 처분을 받았지만 주무르는 전향을 거부한채 최장기 복역수로 남아있다. 현행법상 대역죄인의 대선 출마는 금지돼 있다. 그러나 주무르의 지지자들은 그가 정치범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조기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만일 정부가 현행법을들어 대선 출마를 봉쇄할 경우 법적 대응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주무르는 이슬람법인 샤리아에 위배되는 모든 법률의 철폐와 일부다처 수용을요구하고 있다. 남성이 최다 4명의 부인을 둘수 있게 하는 관행은 대표적 악습으로비판받고 있지만 미혼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의회는 이번주 대선 세부절차를 규정하는 법률안 심의에 들어간다. 법안이 통과되면 대선 출마자격과 요건들이 확정되고, 희망자들은 출마를 공식화할 수 있게된다. 집권 국민민주당은 무바라크 대통령을 후보로 추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알-가드당의 아이만 누르 대표는 일찌감치 무바라크 대통령에게 도전장을 냈다. 그는 창당서류 위조혐의로 재판에 계류돼 있어 유죄판결 여부에 따라 출마자격이 결정된다. 이번주를 고비로 대선 출마 후보군의 면면이 속속 드러날 것으로 기대되고있다. (카이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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