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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6.16 19:20 수정 : 2005.06.16 19:20


위기설 불구 5월 손실폭 예상 밑돌아
경쟁 심화·수익율 저하 ‘뇌관’그대로

지난달 초 미국 자동차회사 제너럴모터스(지엠)의 신용등급이 ‘투자 부적격’으로 추락하면서 촉발된 헤지펀드 위기설이 6월 들어 어느 정도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다.

전체 헤지펀드의 5월 중 수익률은 1.2%로 4월의 1.5%보다는 낮지만, 대규모 청산설이 나돌던 것에 비춰보면 기대 이상의 성적이다. 같은 기간 에스앤피(S&P)500 주가지수는 1.2% 상승했다. 지엠 회사채 편입 비중이 커 뇌관으로 지목됐던 몇몇 대형 헤지펀드들의 손실폭도 예상보다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전자산 수요가 크게 늘면서 한때 연 3.9% 밑으로 떨어졌던 미 재무부 채권(10년물) 수익률은 이번주 들어 연 4.1%대로 다시 오름세(채권값 하락)로 반전했다. 조슈아 로젠버그 헤지펀드리서치 사장은 “(지엠 사태로 불거진) 신용파생상품 거래에 대한 우려는 지나친 것이며, 일부 펀드에게는 그것이 기회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지난 5년 동안 미 전체 주식시장(S&P500 지수 기준)과 헤지펀드의 수익률을 비교해 보면(그래프 참조), 헤지펀드의 수익률 변동폭이 더 안정적임을 알 수 있다. 특히 기술주 거품이 꺼진 2000~2002년 미 주가지수는 3년 연속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인 반면, 헤지펀드는 연 3~7% 가량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2000년 이후 뮤추얼펀드의 운용자산 규모는 정체된 반면 헤지펀드의 운용자산이 꾸준히 증가했다. 이는 헤지펀드가 상대적으로 높고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이면서 개인투자자뿐 아니라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까지 헤지펀드 투자를 늘려왔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고수익을 좇는 헤지펀드의 성격과 높은 수수료율을 감안할 때 1% 수익률은 그리 내세울 만한 성과는 아니다. 헤지펀드들은 수탁자산의 1~2%인 기본수수료에다 실제수익의 20% 정도를 성과급 수수료로 받는다. 연 8~10%대의 기대수익률에 훨씬 못 미치는 이런 낮은 수익률이 계속된다면, 자금 인출 등 헤지펀드의 위기 가능성이 완전히 소멸됐다고 보기 어렵다. 펀드 간 경쟁이 심화되고 수익률이 낮아지면서 시장에서 퇴출되는 헤지펀드도 연간 10%에 이른다. 운용자산 20억달러 규모의 헤지펀드 마린캐피털파트너스는 16일 투자자들에게 “전화사채 차익거래에서 더는 수익을 내기 힘들어 이달 말까지 펀드 자산을 정리하고 이익금을 돌려주겠다”며 펀드 청산 통보를 했다.

때문에 헤지펀드들은 수익률을 높이려 대출금을 이용한 투자를 늘리는 등 더 공격적이고 투기적인 방법들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다. 사기 등 여러 가지 불법행위로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입히는 사례도 종종 불거지고 있다. 헤지펀드 유입 자금은 크게 늘었지만 잘 훈련된 펀드매니저가 턱없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의 마크 키젤 부사장은 “저금리 환경에서 수많은 헤지펀드들이 파생상품을 통해 회사채 시장에 진입했다”며 “이들의 활동 반경과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회사채 시장의 변동성과 신용 위험 또한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강인봉 통신원 inbkang@hanmail.net


펀드매니저 경력·전략 공개토록

미국 2006년 2월까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몇년 동안 헤지펀드의 투명성을 높이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제를 강화해왔다.

우선 헤지펀드 매니저들의 등록이 의무화된다. 자신의 교육, 경력, 상벌, 투자전략 등 여러 가지 정보를 지난해 강화된 투자자문가법(1940년 제정)에 따라 의무적으로 등록해야 한다. 등록 시한은 2006년 2월1일까지다. 현재까지 등록을 마친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전체의 35% 정도다. 또 매니저들은 자신의 거래 장부, 투자종목 추천 관련 문건, 내부 감사보고서 등을 보관할 의무도 주어진다.

운용자산 가치는 ‘제3자에 의한 독립적 검토’가 의무화 돼있다. 헤지펀드 보유자산 중에는 시장에서 쉽게 매매할 수 없는 각종 비유동자산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데, 펀드매니저들이 자기 펀드의 수익률을 높이려 시가평가가 어려운 비유동자산의 가치를 과대평가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상대적으로 높은 헤지펀드의 수수료도 이해하기 쉽고 정확하게 공개해야 한다. 특히 ‘헤지펀드 펀드’(여러 헤지펀드에 분산투자하는 펀드)는 기본수수료뿐 아니라 투자한 개별펀드의 수수료(투자원금의 20분의 1)까지 투자자에게 전가하기 때문에 전체 수수료가 상당 규모에 이른다. 그러나 헤지펀드에 대한 각종 규제에 대해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과잉규제는 금융시장에 내재하는 위험을 흡수하는 헤지펀드의 순기능을 자칫 저해할 우려가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뉴욕/강인봉 통신원


‘헤지펀드’ 란?

높은 위험을 무릅쓰고 고수익을 쫓아 여러 가지 공격적, 투기적 금융기법을 사용하는 펀드를 뜻한다. 100명 미만의 소수 투자자들로부터 고액 자산을 모아 단기 수익을 추구한다. 대체로 부도 위기 등 ‘특수한’ 상황에 처한 저평가 기업에 투자하는 등 고수익을 위해 위험 부담을 기꺼이 감수하는 경향을 띈다. 현재 활동 중인 펀드 수는 8700여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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