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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7.20 21:27 수정 : 2010.10.27 16:42

아프간전 전환점 될듯 …가디언 “3국통한 비밀협상 추진”
카불 국제회의, 2014년까지 치안권 아프간에 이양 합의

미국이 탈레반 수뇌부와 제3자를 통한 협상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아프가니스탄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탈레반 중하위 대원들의 투항을 유도하는 재통합 프로그램은 추진해 왔지만, 탈레반 지도부와의 협상은 공식적으로 거부해 왔다. 그러나 미국은 물밑으로 탈레반 고위 지도부와의 협상을 기정사실화하고,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이 협상의 주도권을 행사하는 쪽으로 아프간 전략의 근본 방향을 옮기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9일 백악관 고위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은 그동안 탈레반 온건파와의 협상은 추진해왔지만, 탈레반 강경 지도부와의 협상은 공식적으로 거부해왔다. 미국은 그러나 물밑으론 탈레반 지도부와의 협상을 기정사실화하고,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이 협상의 주도권을 행사하는 쪽으로 아프간 전략의 근본 방향을 옮기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지금까지 대대적인 군사 공세와 아프간 민간부문 강화를 통한 아프간 안정화 전략을 추진해 왔으나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백악관의 한 고위관리는 <가디언>에 “(워싱턴의) 사고방식에 변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간 문제는) 군사적 해결 수단이 없어, 다른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며 “미국이 탈레반 지도부와의 대화 방안을 간과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변화는 지난달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스탠리 매크리스털 아프간 주둔 미군사령관을 해임하고 데이비드 패트레이어스 사령관에 지휘권을 맡긴 이후 본격화했다. 미국은 현재 올해 말 시한으로 아프간 정책 재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논의에 밝은 미국과 아프간, 파키스탄 관리들은 “새로운 아프간 전략의 촉수가 탈레반 쪽으로 뻗어있다”고 말했다. 협상은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등 이슬람권의 미국 동맹국 및 탈레반과의 막후 통로를 통한 비밀협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탈레반 지도자 중 누구를 대화 상대로 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그러나 미국이 불리한 처지에서 벌이는 탈레반과의 협상 구상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오사마 빈 라덴의 전기를 쓴 미국의 테러 전문가 피터 베르겐은 지난주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평화연구소 세미나에서 “탈레반이 자신들이 이기고 있다고 생각하는 시점에 협상에 참여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미 국립전쟁대학의 오드리 크로닌도 “(아프간 탈레반 지도자인) 뮬라 오마르와의 협상은 절충가능한 조건이 없어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한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등 60여개국 외무장관들은 20일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국제회의를 열어, 2014년까지 아프간 정부에 치안권을 넘겨주기로 합의했다고 <아에프페>(AFP) 등 외신들이 전했다. 치안권 이양은 아프간 34개 주의 개별 안보현황 평가에 기반해 순차적으로 이뤄지며, 이르면 올해말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그러나 2014년 이후로도 한동안 나토군 병력 상당수가 아프간에 주둔해 아프간 정부군의 치안능력 향상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참가국들은 연간 140억달러 규모의 아프간 재건 국제원조금의 최소 50%를 향후 2년 안에 아프간 정부 예산을 통해 집행하도록 하는 방안도 승인했다. 힐러리 클린턴 장관은 “오늘은 국제사회의 아프간 개입 종료일이 아니라 새로운 국면의 개시일”이라고 말했다.


참가국들은 또 현재 연간 130억 달러에 이르는 아프간 재건 국제지원금의 50%를 아프간 정부가 집행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의 요구도 승인했다. 물론 금융 시스템의 투명화와 부패 척결이라는 조건이 달렸다. 힐러리 클린턴 장관은 회의에서 “오늘은 서방의 아프간 개입 종료일이 아니라 새로운 국면의 개시일”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최고위층이 모여 아프간의 미래를 논의한 이날, 카불 공항에는 로켓탄이 떨어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카를 빌트 스웨덴 외무장관이 동승한 비행기가 바그람 미군 공군기지로 회항해 착륙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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