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0.07.22 22:31
수정 : 2010.07.22 22:31
무라카미 류 신작, 전자책 먼저
‘펭귄’은 재빨리 복합미디어 변신
애플의 아이패드로 촉발된 전자책 시대의 흐름은 전통적인 출판사들에게 심각한 위협이자 새로운 도전이 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아시아판은 21일 무라카미 류 같은 거물급 작가들이 애플 등 전자책 단말기나 소프트웨어 등을 만드는 정보통신 기업들과 직접 신작 출시 계약을 맺었다면서, 작가와 독자 사이에 중간 역할을 해 온 출판사의 역할이 사라지면서, 출판업계가 우려해오던 악몽이 드디어 현실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런가 하면 세계적인 출판사인 펭귄은 20일 기존의 소설과 이를 기반으로 한 드라마를 함께 묶은 말 그대로 멀티미디어 전자책을 내놓았다. <로이터>는 출판사 스스로 디지털시대의 복합 미디어로 변신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의 저명한 소설가로 국내에도 많은 작품이 소개된 무라카미는 신작 <노래하는 고래>를 인쇄본 보다 먼저 아이패드용 전자책으로 출간하기로 했으며 기존 출판사가 아닌 전자책 출판 소프트웨어 회사와 계약을 맺었다. 또 이 전자책에는 비디오 컨텐츠는 물론이고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한 사카모토 류이치의 음악도 담길 예정이다. <노래하는 고래>는 고단샤가 발행하는 문예지 <군조>에 3월호까지 연재한 장편 미래 모험소설로 그동안 무라카미의 소설을 출판해 온 고단샤는 양장본 출판을 협의중이었으나 이로 인해 출판 결정을 유보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고단샤와는 달리 펭귄은 스스로 발빠르게 움직여 전자책의 새로운 영역에 뛰어들었다. <바늘구멍>, <물위의 하룻밤> 등으로 알려진 독일 출신의 켄 폴리트 작품인 <필라스 오브 더 어스>(90년대 초반 <사나운 새벽>으로 번역됨)가 최근 텔레비전의 미니 시리즈물로 방영되는 것에 맞춰 펭귄은 텍스트와 이 동영상을 한데 묶은 멀티미디어 전자책을 처음으로 출시했다. 펭귄도 이 전자책을 아이패드 버전으로 내놓았다. 로이터는 펭귄이 이 전자책을 미 케이블 티브업체인 리버티 미디어 산하의 스타즈 엔터테인먼트와 협력해서 출판했다면서 전자책은 이제 책과 비디오간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고 말했다.
강태호 기자 kankan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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