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0.09.10 21:42
수정 : 2010.09.10 21:42
항공사, 비용 줄이려 1인 비행 추진
“비용도 많이 들고, 무겁고, 불필요한 부조종사를 줄여라.”
소형 민간용 여객기를 생산하는 세계 3위의 민간항공기 제작사인 브라질 엠브라에르가 비좁은 조종실과 비용 문제 해결을 위해 1인 조종사가 조종하는 여객기 제작을 추진하고 있다고 독일의 <슈피겔>이 9일 보도했다.
엠브라에르는 자체 제작하는 소형여객기 페놈100과 페놈200 모델에 1인 조종사 시스템을 적용하는 데에 대해 정부의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영국의 항공전문 주간지 <플라이트 인터내셔널>은 10~15년 내에 1인 비행이 실현될 수 있을 것이며, 여객기보다는 화물기 분야부터 적용되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엠브라에르의 발표 이후 항공기 설비를 제작하는 프랑스의 탈레스도 1인 조종이 가능하도록 조종사의 업무량을 크게 줄인 ‘조종실 3.0’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조종사의 연봉 수준이 워낙 높은데다 여객기 산업 팽창으로 가뜩이나 조종사들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 아이디어는 항공사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실제로 유럽 최대의 항공기제작사인 에어버스 등 항공사들은 최근 1인 조종사 제도에 대해 아주 신중한 설문조사를 벌이기도 했다고 <슈피겔>은 전했다.
하지만 비용절감 문제로 항법사, 무선사, 항공기관사들을 조종실에서 내몬 상황에서 부조종사(부기장)를 없애는 문제는 조종실의 마지막 금기사항이었기에, 우려도 만만치 않다. 독일 비행시스템연구소의 홀거 부다 박사는 “인간이 창의적으로 접근해야 할 수천가지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제작사들은 이런 모든 상황에서 컴퓨터가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 할 것”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최근 이라크전과 아프간전에서 맹활약하는 무인항공기의 제작이 늘어나면서 이런 기술적인 문제는 극복할 수 있다는 게 1인 조종사 시스템을 추진하는 업계의 입장이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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