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0.09.24 19:37
수정 : 2010.09.24 19:37
오바마 “위안화 절상”…원자바오 “중국은 개도국”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한 원자바오 중국 총리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위안화 절상’과 ‘중국의 패권주의’ 등 최근 현안을 놓고 일합을 겨뤘다.
오바마 대통령은 23일 뉴욕에서 2시간여 동안 이뤄진 미-중 정상회담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위안화 절상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사용했지만 원 총리는 ‘환율 정책을 점진적으로 개혁하겠다”는 이상의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를 두고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한 가지 주제에 집중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이는 백악관이 (위안화의 과도한 평가절하로 인한) 미국의 실업률과 대외경쟁력 악화를 최우선의 이슈로 보고 있음을 뜻한다”고 분석했다.
이날 회담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이 행동에 나서지 않는다면 우리는 미국의 이해를 보호하기 위한 다른 수단을 갖고 있다”는 말로 압박했지만, 원 총리는 명확한 답변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중국 위안화가 실제 가치보다 20~25% 정도 저평가돼 미국의 고용과 수출산업에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원 총리의 응수는 회담 이후 나왔다. 원 총리는 같은날 저녁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지난 30여년간 중국이 이뤄온 개발과 변화가 전세계의 관심을 끌고 있지만 중국은 여전히 개발도상국가에 머물고 있다”며 “이것이 우리의 기본적 국가 상황이며 진정한 중국의 모습이다”고 말했다.
원 총리는 ‘중국을 참되게 알자’는 제목의 이날 연설에서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3위(지난 2분기부터 2위로 도약)지만 1인당 소득으로 따지면 선진국의 10분의 1에 불과하고, 수출품의 부가가치가 낮고 핵심 기술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점 등을 중국이 안고 있는 문제로 언급했다. 원 총리는 “선진적인 면과 뒤진 면이 공존하고 있는 게 중국의 참모습”이라며 “중국이 발전하면 세계에도 이익이 된다는 사실을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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