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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9.28 19:32 수정 : 2010.09.28 22:29

[북 3대세습 본격화]

‘우려하는’ 서구언론

영 “나이 어려 승계 만만찮아”
미 “당·군부 큰 위협 될수도”

외국 언론들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셋째아들 김정은에 대한 인민군 대장 칭호 부여 사실을 크게 보도하면서, 이번 조처로 권력 승계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구 주요 언론들은 “왕조”, “왕세자”, “세습” 등의 표현으로 권력 세습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미국 <뉴욕 타임스>는 27일(현지시각) “김정은이 북한에서 아주 높은 지위인 4성 장군이 된 것은 매우 큰 사안”이라는 이성윤 터프츠대 교수의 반응을 전했다. 이 신문은 추측 수준에 머물던 김정은의 권력 승계가 기정사실이 된 만큼, 이제 관심은 그가 노동당 정치국원으로 임명돼 당 지도부에도 발을 들여놓을지에 쏠린다고 보도했다.

일본 <도쿄신문>은 “김정은이 김정일 위원장의 후계자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그러면 3대 세습이라는 이례적 통치체제가 현실화된다”고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도 “김정은 후계체제는 김일성 주석의 직계 친족들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가족국가’의 색채를 짙게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외신들은 김정은이 나이가 어린데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은 좋지 않다는 점 등을 근거로 순조로운 승계가 진행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해석과 전망을 전했다. <뉴욕 타임스>는 김정은이 “나이를 중시하는 보수적 유교사회인 북한”에서 쉽지 않은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이 신문에 “김정은은 독재자가 되겠지만, 도장 찍는 역할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로이터> 통신도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권력을 완벽하게 장악하기에는 너무 어리고 경험이 부족하다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워싱턴 포스트>는 “앞으로 김정은의 가장 큰 위협은 당 또는 군부가 될 것”이라며 권력투쟁 발발 가능성을 꺼냈다.

서구 언론의 북한에 대한 부정적 태도는 ‘3대 세습’을 계기로 더욱 심화되고 있다. 평양에 들어간 영국 <인디펜던트> 기자는 28일 “김일성에 대한 메시아적 숭배만이 정권 붕괴를 막고 있다”고 표현했다.

반면 영국 <가디언>은 김정은의 권력 승계가 세대교체 의미도 지닌다는 점을 간과하면 안 된다는 전문가의 말을 전했다. 유럽의회 의원으로 ‘북한통’인 글린 포드는 최근 북한 방문 때 요직을 맡은 인사들이 교체될 것이라는 언질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이 스위스 국제학교에 다녔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서구사회를 대해본 경험이 많고 경제개혁에 대해서도 아는” 세대가 등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도쿄/권태호 정남구 특파원,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중국 ‘내정불간섭’ 입장

중 외교부 “북한 내부사무”
일 언론 “중, 후계지지 약속”

북한이 김정은의 인민군 대장 승진을 공식 발표한 데 대해 중국의 태도는 조심스럽다.

<신화통신>과 <중국중앙텔레비전>(CCTV) 등 중국 관영 언론들은 28일 김정은의 대장 승진 소식을 북한 <조선중앙통신>을 그대로 인용해 신속하게 보도하고 평양의 분위기를 전했지만, 논평이나 해석은 일절 삼갔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중국은 내정불간섭의 원칙을 강조하며 후계 문제에 대해서는 북한의 결정을 묵인하는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크지만, 3대 세습을 공식적으로 지지하거나 용인하는 태도는 보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장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북한 당 대표자회가 성공하고 북한 인민이 새로운 성취를 이룩하길 기원한다”면서도 김정은 대장 임명은 “북한의 내부 사무”라고 선을 그은 것은 이런 태도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 주석과 나눈 약속’이라는 제목의 인터넷판 기사에서 복수의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지난달 28일 회담에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2가지 조건을 들어 북한 후계자 지지와 경제적 지원을 약속한 흔적이 있다”고 전했다. ‘6자회담에 복귀해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것과 ‘경제개혁 노선을 받아들인다’는 게 조건이었다는 것이다.

중국은 어떤 후계 구도가 나타나더라도 북한의 안정과 개혁개방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환구시보> 영문판 <글로벌 타임스>는 이날 “북한의 후계 구도와 관련해 여러 관측이 많지만, 권력 승계가 어떻게 이뤄지더라도 그로 인해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 상황을 뒤흔드는 정치적 혼란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라고 전했다.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뤼차오 주임은 이 신문에 “중국은 북한이 세계에서 고립된 상태를 탈피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우호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고 이는 중국의 국익에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영국 <더타임스>는 27일 ‘왜 중국은 당혹스런 스탈린주의 유물을 지원하는가’라는 제목의 평양발 기사에서 중국이 북한의 생존을 지원하는 것은 김 위원장을 지지하기 때문이 아니라 김 위원장 일가가 통치하는 것 이외의 다른 대안이 더 나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에게 남북한 통일은 동아시아 전략을 완전히 재편해야 하는 복잡한 일인데다 미국의 동맹인 한국이 중국 국경선까지 진출하는 상황을 견디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이 신문은 해석했다. 베이징 도쿄/박민희 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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