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 종교분쟁 아요디아 사원, 이슬람교-힌두교 소유권 나눠 |
힌두교와 무슬림 사이에 2천여명이 숨진 유혈충돌의 원인이 됐던 아요디아 사원과 주변 토지가 세 등분으로 나뉘게 됐다.
<아에프페>(APF) 통신은 30일 인도 뉴델리에서 동쪽으로 550여㎞ 떨어진 우타르프라데시 고등법원이 이날 오후 아요디아 사원과 인근 토지 64에이커(25만8천여㎡)를 3등분으로 나눠, 3분의 1은 무슬림, 3분의 1은 이곳을 힌두교의 신인 라마(Rama)신의 출생지라고 믿고 있는 힌두교 사원, 남은 3분의 1은 아요디아 지역의 힌두교 종교 단체의 소유로 인정한다고 판결했다고 전했다. 법원은 “토지의 분할 작업은 3개월 뒤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터는 힌두교도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비슈누의 화신인 라마신이 태어난 성스러운 땅이지만, 16세기 초 인도를 제패한 무굴제국이 이슬람 사원을 지으면서 종교 갈등의 진원지로 떠올랐다. 결국 1949년 땅의 소유권을 놓고 소송이 제기돼 지난 60년 동안 법정 다툼이 이어졌고, 1992년에는 힌두교도들이 사원을 파괴하면서 양쪽 사이에 살육전이 발생해 2천명 이상의 인명이 희생되기도 했다.
대참극 이후 인도 정부는 갈등 봉합을 위해 조사위원회를 출범시켰지만, 조사 작업이 늦어져 무려 17년이 지난 올해 5월에서야 최종보고서가 정부에 제출됐다.
61년 만의 판결을 앞두고 우타르프라데시 주변에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20만명의 경찰이 배치되기도 했다. 판결이 공개된 뒤 힌두교도와 무슬림 양쪽 모두 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