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연구팀, 페스트균 유전자 계보 분석
이전 키르기스 추정…3대 전염병 모두 중국서
인류 최악의 전염병으로 유럽의 역사를 뒤바꾼 14세기의 흑사병을 포함한 3대 전염병의 발원지는 모두 중국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일랜드 코크대 연구진은 흑사병을 일으킨 페스트균의 유전자 계보를 분석한 결과 중국에서 기원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31일 <네이처 유전학> 온라인판에 실은 논문에서 밝혔다. 당시 유럽 인구 7500만명 중 2500여만명을 몰살시킨 흑사병의 발원지와 대창궐 원인에 대해 논의가 분분했는데, 지금까지는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의 이식쿨 호수 주변 설치류가 페스트균을 옮겼다는 설이 유력했다.
연구진은 또 6세기에 동로마제국을 중심으로 유럽에 막대한 피해를 끼친 ‘유스티니아누스 역병’ 역시 중국에서 기원한 페스트균이 원인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따라서 연구진은 19세기 말에 중국 윈난성에서 발생한 페스트까지, 3대 전염병 대창궐은 모두 중국에서 발생한 페스트균이 원인이라고 결론 내렸다. 코크대 연구진은 3대 대창궐에 등장하는 페스트균이 하나의 유전자 계보에서 갈라진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14세기 흑사병의 경우 실크로드를 따라 유럽으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했다. 또 이보다 조금 늦은 1409년에 동아프리카를 강타한 흑사병은 300대의 선단을 거느린 명나라의 정화 원정대가 퍼뜨렸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와 독일 구텐베르크대 공동연구진은 흑사병이 별도의 남·북 경로를 따라 유럽에 들어왔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연구진은 흑사병 희생자 집단매장지에서 나온 뼛조각들을 분석한 결과, 영국의 흑사병은 프랑스 남부 항구도시 마르세유를 통해 퍼진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네덜란드 집단매장지의 희생자들은 노르웨이를 거쳐온 페스트균에 목숨을 잃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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