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0.11.02 16:46
수정 : 2010.11.02 17:17
블룸버그 통신 “포스터들은 질서와 예의 지키라고 시민들 훈계”
“G20 마니아가 서울을 장악했다.”
세계적인 경제·금융 통신사 <블룸버그>가 오는 11~12일 서울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준비하는 한국의 모습을 ‘열광적’이라고 분석한 기사를 1일 내보냈다. 공무원들은 거리를 청소하느라 바쁘고, 학교에선 어린이들에게까지 환율 문제를 숙제로 낼 정도로 G20 정상회의를 ‘국민운동’처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발로 작성된 이 기사에 대해 일부 누리꾼들은 외국 언론이 한국을 ‘괴기한 풍경화’로 묘사했다며 찬반 논쟁을 벌이고 있다.
기사는 G20 정상회의를 준비하는 한국인들의 분주한 모습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시청 직원들은 이번 주 사무실을 비우고 거리를 청소하러 나간다. 일곱 살배기 어린이들은 경제학을 공부한다. G20 정상회의를 위해 한국 정부는 시민들을 동원하고 있다.” 그리곤 서울 도심의 모습을 전한다. “포스터들은 G20 정상회의를 찬양한다. 서울 한복판의 비디오 전광판은 11월11일~12일 오바마와 후진타오가 방문할 때, 1천만 시민들에게 질서와 예의를 지키라고 훈계한다.”
<블룸버그>가 묘사하는 한국의 열광적인 모습은 이뿐만이 아니다.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은 ‘대한민국이 G20 정상회의 주최국이 되었다는 뉴스를 들었을 때, 감격의 눈물이 났다. 마음 속으로 애국가도 불렀다’고 말한다.” “어린이들은 G20 정상회의 관련 숙제를 도와달라고 사이트에 질문을 올린다. 한국에서 가장 많은 부수를 자랑하는 <조선일보> 어린이판은 2쪽에 걸쳐 경주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나온 공동성명과 통화시장을 설명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텔레비전에서는 한국전쟁의 폐허를 딛고 아시아 네 번째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한국의 위상을 떨칠 기회로 G20 정상회의를 광고하고 있다.”
기사는 G20 정상회의를 준비하는 이명박 대통령과 한국의 대기업, 농부들의 모습도 소개한다. “이 대통령은 10월18일 라디오 연설에서 이번 정상회의를 한국이 세계문제 해결의 주역이 되는 기회로 삼겠다고 장담했다.” “경주에서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열렸을 때, 그 지역 농민들이 특별히 재배한 사과를 내놓았다. 서울 정상회의 때도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농부들은 사과 껍질에 참가국의 나라이름이 나타나도록 사과를 재배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에쿠스 등 129대의 승용차를 제공한다. KT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컴퓨터를 제공한다.”
<블룸버그>는 G20 정상회의의 보안을 둘러싼 문제도 지적했다. “정상회의 장소인 코엑스에 입주한 현대백화점은 11~12일 문을 닫는다. 이 기간에 일반인들의 코엑스 출입이 통제되기 때문에 430여개 상점은 매출 감소를 감수해야 한다.” 한 보안 관계자는 “우리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엄격한 수준의 폭력 시위를 다뤄야 한다. 한국은 자살폭탄 테러와, 화학무기 공격, 사이버 공격 등 북한의 위협에 대비해 경계태세에 있다”고 말한다.
기사는 서울시 환경공무원 한아무개씨(48)의 말을 전하면서 끝난다. 회담장 주변 거리에 달라붙은 껌을 제거하는 자원봉사자들을 돕기 위해 사무실을 나서는 그는 “국가적으로 뜻깊은 이 행사에 참여하게 되어 자랑스럽다”고 말한다.
e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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