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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대사, 외교부 집결 외교통상부가 북한의 연평도 포격 관련 내용을 설명하려고 부른 각 나라 대사들이 23일 저녁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별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왼쪽부터 무토 마사토시 주한 일본대사, 장신썬 주한 중국대사, 콘스탄틴 브누코프 주한 러시아대사.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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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새벽 4시에 보고받고 직접 지시
일 총리, 관계장관 회의 열고 “강력 비난”
보즈워스 “중 정부, 바람직 않은 충돌 동의”
[북, 연평도 포격] 각국 반응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대해 미국 백악관이 “강력한 규탄”을 내놓는 등 주요국 정부들은 비난과 우려를 담은 입장을 신속하게 밝혔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23일 새벽(현지시각) 성명을 내어 “미국은 이번 공격을 강력히 규탄하며, 북한은 호전적 행위를 중단하고 정전협정을 충실히 준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또 “한국 정부와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며 “미국의 동맹국 한국에 대한 방위와 지역 평화 및 안정에 대한 약속은 확고하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23일 새벽 4시에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피>(AP) 통신은 “오바마 대통령이 오전 4시가 채 되기도 전에 톰 도닐런 국가안보보좌관의 연락을 받고 잠에서 깼다”고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날 백악관이 대변인 명의로 새벽에 이례적으로 대북 규탄 성명을 발표한 것은 오바마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백악관 성명이 현지시각으로 새벽 4시30분에 나온 것은 이례적이며, 그만큼 사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는 점을 드러내는 대목이라고 전했다.
일본 정부도 근로감사절 휴일이던 이날 밤 간 나오토 총리 주재로 관계장관 회의를 열고, 북한을 비판했다. 센고쿠 요시토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행위를) 용인하기 어렵다. 강력히 비난한다”며 “동북아시아 전체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이런 행위를 당장 중단하기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일본 방위성은 조기경보기가 명령이 떨어지면 1시간 이내에 비행할 수 있게 대기하도록 항공자위대에 지시했다.
중국 정부는 공격 책임에 대한 언급을 피한 채 “현재의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훙레이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보도에 주의하고 있으며 구체적 상황에 대해서는 더 확인해야 한다”며 “관련국들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유리한 일을 더 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베이징을 방문한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 등 중국 관리들과 만난 뒤, 기자들에게 양국이 “그런 물리적 충돌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 동의하고, 남북한의 자제를 강조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연평도 포격사건은 중국과의 대화에서 논의됐으며, 우리 모두 이런 물리적 충돌은 매우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 견해를 같이하고, 각국(남북한)이 자제를 발휘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북한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남한의 섬에 포격을 시작한 쪽에 더 큰 책임이 있다”며, 러시아 당국자로서는 이례적으로 북한을 비판했다.
유럽 국가들도 속속 북한을 규탄하는 입장을 밝혔다. 미셸 알리오마리 프랑스 외무장관은 “한국군 병사 2명을 숨지게 한 연평도 포격을 단호히 규탄한다”며 “프랑스는 북한이 지역 긴장을 악화시키는 도발을 삼갈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정당화될 수 없는 북한의 공격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이런 공격은 한반도의 긴장을 심화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기도 베스터벨레 독일 외무장관은 “북한의 남한에 대한 포격에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이런 군사도발은 지역 평화를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에 원전을 발주하면서 병력을 파견받기로 한 아랍에미리트의 셰이크 압둘라 빈자이드 알나하얀 외무장관도 이번 공격을 “무책임한 행동”으로 규정하며 한국 정부 지지 입장을 밝혔다. 이본영 기자, 베이징 도쿄/박민희 정남구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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