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0.11.29 21:00
수정 : 2010.11.30 08:34
“1표당 7달러” 곳곳 표 매수
야 지지자 투표소도 못들어가
이집트 총선이 부정과 폭력 시비로 얼룩진 채 28일 치러졌다.
이번 총선은 1981년부터 29년째 집권하고 있는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내년 대선 재도전의 시험대가 되는 선거로, 총선 이전부터 야권 탄압 논란이 불거졌다. 하원의원 518명 중 508명을 뽑으며, 나머지 10명은 무바라크 대통령이 선임한다.
총선 당일 표 매수와 이중 투표가 곳곳에서 목격됐다. <에이피>(AP) 통신은 취재차 방문한 곳에서 공개적으로 부정투표가 일어나는 장면들을 목격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이집트 제2의 도시 알렉산드리아의 알라말 투표소에는 버스에 단체로 탑승한 여성들이 한꺼번에 투표소로 들어가는 장면이 목격됐는데, 이 여성들 중 몇 명은 자신들이 한 표당 7달러씩을 받고 투표하러 왔다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자신의 이름을 모함메드라고만 밝힌 한 사람은 카이로 투표소에서 “돈을 받지 않고는 아무도 투표하러 오지 않는다”고 기자에게 말했다. 집권 국민민주당(NDP) 후보 쪽 사람들이 카이로 투표소에 투표하러 온 사람들에게 식료품을 건네는 모습도 보였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집트 야당인 탁감무당의 한 후보는 <알자지라>에 “카이로 투표소 2곳에서 최소 2800명이 두번씩 집권당에 투표하도록 허용됐다”고 말했다.
대표적 야권 세력 ‘무슬림형제단’은 이번 선거에서 지난번보다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무슬림형제단 지지자 상당수가 투표소 진입을 거부당했으며, 지지자 수백명은 투표소와 경찰서 앞에서 “부정 선거는 그만”이라며 시위를 벌였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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