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0.12.01 08:48
수정 : 2010.12.01 14:27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25만여건의 외교 전문에서 크고 작은 사실들이 앞다퉈 튀어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전문이 공개된 문서는 전체의 극히 일부로 이번 사태가 외교가에 미치는 파장도 장기화될 전망이다.
30일 위키리크스 누리집(cablegate.wikileaks.org)에 공개된 문서를 통해선 네덜란드에 미 핵무기가 배치돼 있다는 사실이 처음 확인됐다. 미국의 주독 대사 필립 머피는 지난해 11월10일 독일의 국가안보 보좌관 크리스토프 호이스겐을 접견한 뒤 이튿날 미 국무부에 3급 비밀로 분류된 전문을 보낸다. 이 문건에서 호이스겐은 “독일에 있는 20기의 핵무기를 폐기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미국의 제안에 대해 “러시아가 아직 수천기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데 우리가 일방적으로 20기의 전술적 핵무기를 없애는 것은 이치에 닿지 않는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다. 이에 대해 필립 고든 미 국무부 유럽 담당 차관보가 “독일과 가능하다면 네덜란드, 벨기에의 핵을 없애면 터키도 핵을 갖겠다고 주장하는 게 힘들어지지 않겠느냐”고 달래기에 나선다. 그동안 네덜란드 서남부의 폴컬 항공기지에 미국의 핵무기가 있을 것이라는 의혹은 있었지만 공식적으로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찰스 영국 왕세자의 동생인 앤드루 왕자는 자국 부패방지국과 기자 등을 험담해 논란이 일고 있다. <가디언>은 앤드루 왕자가 2008년 영국 통상대표 자격으로 키르기스스탄을 방문해 현지 외교관과 재계 인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부패방지국의 활동을 ‘백치’라고 깔아뭉개고 미국의 키르기스스탄 투자액이 영국의 투자 규모와 비슷하다는 점을 들어 “미국인들은 지리학을 이해하지 못한다”라고 말해 타티아나 펠러 키르기스스탄 미 대사로부터 “영국식의 무례한 말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 정부는 또 2008년 파라과이 대선 때 페르난도 루고 파라과이 대통령에게 강경 반미주의자인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자금 지원 가능성을 조사하고, 대선 후보들의 신체정보 수집에 나서는 등 아직까지 남미 내정에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길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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