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0.12.08 20:47
수정 : 2010.12.09 09:07
영 법원 보석신청 기각에 사이버공격 등 반발 확산
촘스키 등 유명인 연대표명…언론자유 논쟁 가열
영국 경찰이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를 체포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언론 자유 논란이 일고 있다. 노엄 촘스키 등 유명인사들의 지지와 연대 표명이 이어지고, 위키리크스와 거래를 끊은 회사 및 기관 사이트들에 대한 사이버 반격도 잇따르고 있다.
언어학자이자 진보적 지식인인 촘스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명예교수는 7일(현지시각) 오스트레일리아의 유명 변호사·작가·언론인 등과 함께 줄리아 길라드 오스트레일리아 총리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이번 사건은 자유언론에 대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어산지에 대한 법적 절차는 기본적인 법 원칙과 절차적 정당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촘스키 교수는 독립언론인 <데모크라시 나우>와의 인터뷰에선 “공개된 외교전문들은 미국 정치지도자들 일부가 민주주의에 대한 뿌리깊은 증오를 갖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영국의 유명 영화감독 켄 로치, 영국 최고 기자상을 받은 탐사보도 전문기자 존 필거, 배우 겸 모델인 제미마 칸 등은 어산지에 대한 보석신청이 기각되기 전 각각 2만파운드(3600만원)씩 보석금을 기탁하겠다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전했다. 다른 익명의 지지자도 8만파운드 지급 의사를 밝혔다. 로치는 어산지를 개인적으로 모르지만 “그가 공적인 일을 했으며, 정부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우리는 알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어산지의 보석 신청이 기각되자 애초 어산지에 대해 성폭행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한 스웨덴 검찰 누리집은 사이버 공격을 받아 접속 불능 상태가 됐다. 또 어산지 계좌를 동결한 스위스의 우체국은행 포스트파이낸스에도 사이버 공격이 가해지는 등 일명 ‘어노니머스’(익명자)라는 어산지 지지 해커 모임을 중심으로 한 사이버 반격도 이어지고 있다.
어산지 체포를 계기로 표현의 자유 논쟁도 확산되고 있다. 에릭 홀더 미국 법무장관은 지난 6일 “이번 폭로는 거만하고 잘못됐으며 미국인들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비난했다. 미 상원 국토안보위원회 위원장인 조 리버먼은 7일 “(위키리크스의 문건을 건네받아 보도한) <뉴욕 타임스>의 보도는 시민의 나쁜 행동이며 범죄 여부를 충분히 검토할 만하다”고까지 주장했다.
어산지는 경찰 출두에 앞서 오스트레일리아 일간 <오스트레일리안>에 기고한 글에서 위키리크스를 “새로운 형태의 과학적 저널리즘”이라고 규정하면서 “우리는 다른 매체와 협력해 사람들에게 뉴스를 전달함과 동시에 그것이 진실인지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태호 기자
kankan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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